“당 판단 존중하고 거수기 문화 없애겠다”…우상호, 여당 재선의원과 당청 소통 강화 시사
여당과 대통령실 사이 소통과 협력 문제를 놓고 정치적 긴장감이 높아진 가운데,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당의 판단을 존중하겠다며 “거수기 문화” 타파 의지를 드러냈다. 26일 서울에서 더불어민주당 재선 의원 모임 ‘더민재’ 간담회가 진행된 직후, 정치권은 정부·여당 관계 정립을 둘러싼 논의로 다시 한 번 격랑에 들어섰다.
이날 간담회에는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을 비롯해 김병기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박찬대 전 원내대표 등 당 대표 후보, 그리고 재선 의원 20여 명이 참석했다. 재선의원 모임 ‘더민재’의 강준현 운영위원장은 간담회 직후 “우상호 수석이 민생과 개혁 입법에서 당의 의사를 존중할 것임을 약속했다”며 “당과 충분히 소통하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의지도 밝혔다”고 전했다.

특히 우상호 수석은 과거 ‘거수기’라는 비판을 언급하며 “예전에는 대통령실에서 ‘이것 좀 해주십시오’라고 하면 여당이 그대로 따라가는 모습이 있었다. 앞으로 이런 문화는 없애고 당의 의사와 판단을 존중하겠다”고 했다. 그는 정무수석 취임 이후 상황을 설명하며 “대통령실에 들어가 보니 ‘이재명 대통령이 탄생하지 않았더라면 국가가 무너질 수 있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계엄 이후 6개월 동안 국가 시스템이 사실상 마비됐고, 이를 정상화하는 데 몰두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어 “지금 외교와 시장의 투자 심리도 크게 개선되며 긍정적 반응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국회와 대통령실 그리고 정부가 협업해 국민들이 직접 체감할 성과를 내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우 수석의 발언이 당청관계 개선 가능성을 엿보이게 한다는 평가가 나왔다. 한 재선 의원은 “당과 정부의 형식적인 당정협의회를 넘어 실질적인 성과를 내는 구조가 중요하다”며 “재선 의원들이 대통령실과 당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할 것임을 약속했다”고 말했다. 또 당 대표 선거 관련 논쟁이 격화되면 재선 의원 집단이 공정하고 책임감 있게 경선 질서를 만들겠다는 구상도 함께 제시됐다.
아울러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유임에 대해 우상호 수석은 “통합 메시지를 주기 위한 결정이었고, 장관의 능력 또한 직접 검증했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보고서 채택 지연 문제와 관련해선 이날 간담회에서 논의되지 않았다고 임오경 간사가 전했다.
이처럼 당은 대통령실과의 관계 재정립에 방점을 두고, 실질적 민생 입법 성과를 위한 협력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정무수석이 공개적으로 ‘거수기 문화’ 종식을 선언한 데 따라, 당정 소통 방식 변화와 정책 추진의 동력이 어떻게 달라질지 주목된다. 국회는 향후 실무 협의 채널을 확대하고 입법 성과 중심의 구체적 논의를 이어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