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이닝만 더”…김윤하, KIA전 연패 탈출 무산→키움 6-5 간신히 웃다
하늘을 올려다본 한 소년의 시선은 끝내 엇갈림으로 남았다. 마운드 위에 선 김윤하는 벤치에서 내려오는 순간, 본인의 ‘1이닝’이 또다시 꿈이 됐음을 직감한 듯했다. 패배의 그림자가 길게 드리운 자리, 그의 발걸음보다 팬들의 격려가 한층 무거웠다.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KIA 타이거즈의 맞대결이 2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을 달궜다. 이날 키움은 6-5 한 점차로 진땀승을 거뒀으나, 오랜 연패 사슬을 끊기 위한 김윤하의 도전은 미완으로 남았다.

경기 초반부터 김윤하의 투구는 불안함을 안겼다. 1회 이창진과 박찬호에게 연속 볼넷을 내준 뒤, 최형우에게 중월 스리런 홈런을 허용하며 점수를 일찍 헌납했다. 반면, 2회와 3회에서는 상대 타선을 깔끔하게 봉쇄하며 회복세를 보였다. 3회말, 키움 타선은 윤영철을 상대로 타격 집중력을 발휘해 동점에 성공했고, 4회말에도 3점을 추가해 리드를 가져왔다.
그러나 4회초 한준수에게 솔로 홈런을 내주며 분위기는 다시 흔들렸다. 5회 위기에서 연이은 안타와 볼넷으로 무사 만루에 몰린 김윤하는, 98구째에서 결국 마운드를 박윤성에게 넘길 수밖에 없었다. 투수 교체가 이뤄지자, 관중석 분위기 역시 장단을 맞춰 들썩이다 조심스레 가라앉았다.
박윤성은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단 1실점만을 내주며 경기의 흐름을 지켜냈다. 키움 히어로즈는 간신히 승리를 챙겼지만, 김윤하에게는 선발 최다 15연패라는 그림자가 또 한 번 남았다. 벤치를 떠나던 순간, 고개를 들었던 김윤하의 표정에는 끝나지 않은 싸움의 아쉬움만이 서려 있었다.
경기 후 김윤하는 “1이닝만 더 버텼다면 많은 것이 달라질 수 있었다”며 힘겨운 속내를 토로했다. 이승호 투수 코치는 “좀 더 자신감을 갖고 위기 상황을 극복하길 바란다”고 격려의 말도 덧붙였다.
키움은 이날 승리로 팀 분위기에 한 줄기 희망을 더했다. 하지만 김윤하의 다음 도전을 기다리며, 많은 팬들은 희로애락이 담긴 하루를 돌아봤다. 마운드를 지켜낸 시간, 쌓인 기록과 남은 과제가 뚜렷이 남는다. 경기의 기억은 남아 고요한 여운을 전하고, 키움 히어로즈는 26일 다시 홈에서 또 한 번의 각오로 시즌을 이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