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 과잉 우려에 신중한 증산”…OPEC+, 유가 반등 저지에 국제 시장 주목
현지시각 7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 연합체인 오펙플러스(OPEC+) 회의에서 글로벌 원유 공급 과잉 우려 속에 11월 증산 폭을 하루 13만7천 배럴 수준으로 제한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올해 들어 가장 적은 월간 증산 규모로, 최근 유가 하락과 공급 구조 변화에 따른 신중한 대응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결정은 비오펙(Non-OPEC) 국가들의 원유 생산 확대, 중국의 비축률 증가, 그리고 최근의 수요 둔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시장 불안정성이 커진 데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오펙플러스 관계자들은 “시장이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며, 추가 증산이 자칫 가격 급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했다.

실제로 브렌트유 등 국제 유가는 최근 8% 넘게 급락, 배럴당 65달러선 아래로 떨어졌다. 지난주 선물시장은 구조적 변화에 직면하며 공급 과잉 신호를 보이고 있으며, 6개월물 대비 현물 프리미엄이 올해 들어 최저치로 축소됐다. 오펙플러스가 실제로 공격적인 증산을 피하게 된 배경이다. 특히 주요국인 사우디아라비아는 가격보다는 시장 점유율을 염두에 두고 있으나, 실제 증산 달성률은 75%에 머물고 있다. 이는 다수 회원국들이 생산 한계에 도달했다는 점을 시사한다.
전 세계적으로도 공급 압력이 확대되고 있다. 중국이 적극적으로 원유 비축에 나서고, 미국·브라질·가이아나 등 비오펙 산유국의 생산도 계속 증가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향후 북반구 수확기 종료 이후에는 초과 공급이 본격화돼 수급 불균형 가능성이 커질 전망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26년에 하루 330만 배럴의 공급 초과를 경고한 반면, 오펙은 현재 생산량 유지 시 소폭 공급 부족 전망을 내놓으며 전망이 엇갈리는 양상이다. JP모건은 최근 한 달간 글로벌 원유 재고가 1억2천3백만 배럴 증가했다고 지적, 이 중 중국 비축분이 3분의1 이상을 차지한다고 분석했다.
이같은 배경에서 각국 정부와 시장은 러시아(Российская Федерация) 원유 수출 차질이나 중국(中国) 전략비축 확대 등 변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인한 제재나 물류 차질 발생 시 공급 축소로 유가 단기 반등이 가능하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하지만 다수 전문가들은 “글로벌 공급 확대 기조를 감안할 때 유가는 60~70달러대에서 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제 주요 매체들은 오펙플러스의 신중한 증산 결정이 유가 급락세에 제동을 걸기는 했지만, 비오펙 증산세와 세계 재고 증가 추세로 인해 뚜렷한 반전 동력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 평가한다. 시장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이번 오펙플러스 결정이 글로벌 에너지 시장 질서에 어떤 변화를 초래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