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표준 9% 주도”…중국, ISO 영향력 급부상에 글로벌 시장 재편 신호
현지시각 기준 18일, 제네바 소재 국제표준화기구(ISO)에서 중국이 2024년 전체 표준의 9%를 주도하며 글로벌 표준 시장 내 영향력을 크게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변화는 미국(USA)·독일(Germany) 등 전통 강국들과 더불어 전 세계 제조업 질서를 새롭게 뒤흔드는 계기로 평가받고 있다.
중국은 최근 항공우주, 전자, 신에너지, 나노다이아몬드 등 첨단 산업 소재 분야에서 ISO 주도의 국제표준을 잇따라 이끌었으며,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에서는 고령자 케어 로봇 표준화에도 핵심적 역할을 담당했다. 2022년 말만 해도 중국은 ISO·IEC·국제전기통신연합(ITU)의 전체 표준 중 5%를 맡고 있었으나, 2024년 ISO에서만 9% 비중에 도달하며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였다.

독일 표준화협회(DIN)는 “중국의 최근 ISO 내 논의 참여가 크게 확대됐고, 실제로 중국이 주도하는 글로벌 표준 개수가 한층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독일 기계공학산업협회에 따르면 “중국 정부가 국제 표준화 전략을 국가 경제정책과 연계해 자국 기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수단으로 삼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은 2023년 ‘표준화 인재 육성 행동계획’을 출범시키며 15개 이상 대학이 참여하는 60여 개의 국제표준화 혁신팀을 구성, 정부·기업·학계가 일체가 돼 글로벌 표준경쟁에 나섰다. 국유기업들은 국제 표준 발표 실적을 경영 평가에 반영하고 있고, 민간 대기업 하이얼(Haier)은 10개 연구개발센터를 중심으로 가전 분야 표준화 및 특허 전략을 통해 세계시장 프리미엄 브랜드 입지를 강화했다.
선전표준기술연구소 샐리 원 소장은 “신흥 산업 영역에서 중국의 표준 선점이 곧 세계 시장 우위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항저우 지량대 양유원 교수도 “국가-기업 공동의 기술혁신으로 중국이 ‘수용국’에서 ‘선도국’으로 변모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 주도의 국제 표준 확대 흐름에 세계 제조업 시장질서와 경쟁환경에도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글로벌 공급망, 수출 시장, 지식재산권 수익구조 등 다방면에서 중국 중심 표준 확장이 파급효과를 낼 것이라는 데 업계 역시 주목하고 있다.
이번 중국의 ISO 영향력 강화는 국제 표준 경쟁의 새로운 시대를 예고하고 있으며, 주요국의 전략 대응과 산업계의 움직임에 귀추가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