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직원 기부가 사회공헌 플랫폼”…LG유플러스, 나눔 확산으로 디지털 책임 강화
통신과 디지털 인프라를 담당하는 ICT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단순 기부를 넘어 구조적인 플랫폼 역할로 확장되고 있다. LG유플러스가 9년째 이어온 임원 참여 사회공헌 기금은 내부 구성원의 자발적 나눔 문화를 토대로, 주거 취약계층 주거 개선과 순직 소방관 추모 행사, 디지털 교육 인프라 구축까지 연결되는 선순환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ESG 경영과 디지털 포용을 결합한 사례로, 통신 산업 전반의 사회공헌 전략 변화를 보여주는 신호로 보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임원 참여 사회공헌 기금의 누적액이 3억5000만원을 넘어섰다고 12월 31일 밝혔다. 상무 이상 전 임원이 자발적으로 동참하는 이 나눔 활동은 매월 급여에서 일정 금액을 공제해 기금을 조성하는 구조다. 2017년 시작 이후 현재까지 누적 참여 인원은 600명에 달한다. 올해에는 홍범식 CEO를 포함한 68명의 임원이 참여해 약 4000만원을 모았다.

임원 기부금은 주로 사회적 약자의 생활 인프라 개선에 투입돼 왔다. 대표 사례가 주거 취약계층을 위한 희망하우스 프로젝트다. 열악한 환경에 놓인 가정을 대상으로 주거와 시설을 개보수해주는 사업으로, 지난해 기준 총 17채가 완공됐다. 단순 물품 지원이 아닌 실질적인 생활 기반 개선에 초점을 맞춰, 장기적 삶의 질 향상을 뒷받침하는 방식이다.
올해 모금된 재원은 소방청과의 협업 프로그램에 집중됐다. LG유플러스는 순직 소방관을 기리기 위한 119 메모리얼데이 행사의 재원으로 임원 기금 일부를 사용했다. 11월 세종중앙공원 도시축제마당에서 열린 119 메모리얼데이는 소방관의 헌신과 희생을 기리는 추모 러닝 페스티벌로, 약 2300명이 참여했다. ICT 기업이 가진 대중 접점과 홍보 역량이 공공안전 분야의 인식 제고와 결합된 형태로, 디지털 시대 안전담론과도 맞물린다.
LG유플러스는 임원 기부에 그치지 않고 임직원 전체가 참여하는 나눔 프로그램을 다층적으로 운영 중이다. 임직원 급여 공제를 통해 소액 기부를 일상화하는 천원의 사랑은 생활 속 기부 참여 장치 역할을 한다. 저소득 장애가정 중학생의 자산 형성을 돕는 두드림 요술통장은 금융 교육과 저축 습관을 결합해, 경제적 자립 가능성을 높이는 사회적 투자 모델로 설계됐다.
ICT 기업의 본업과 밀접한 디지털 격차 해소 사업도 함께 진행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임직원 경매 수익금을 활용해 전국 맹학교에 ICT 기반 도서관을 조성하는 희망도서관 사업을 꾸준히 이어왔다. 시각장애 학생들이 정보 접근과 학습에 필요한 디지털 기기와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로젝트로, 통신 인프라와 디지털 서비스 기술을 사회적 약자 지원에 접목한 사례에 속한다.
경영진이 직접 참여하는 아동보호시설 정기 봉사활동도 지속 중이다. 단순 후원금 전달을 넘어 현장을 체감하며 지원 방향을 점검하고, 사회공헌과 비즈니스 전략을 연결하는 접점을 찾는 데 기여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ICT 기업이 이용자 데이터와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성장해온 만큼, 취약계층 아동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디지털 안전,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과의 연계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LG유플러스 사례를 통신 3사를 중심으로 진행 중인 ESG 경쟁의 연장선으로 본다. 네트워크 인프라 고도화, 클라우드와 AI 기반 서비스 확대와 함께, 디지털 소외계층 지원과 공공안전, 교육 분야로 사회공헌 축이 확장되는 흐름이다. 미국과 유럽 주요 통신사는 이미 재난 통신망, 공공 와이파이, 디지털 교육 플랫폼을 CSR 전략의 핵심 축으로 두고 있어, 국내 기업들도 유사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기부 규모 자체보다 디지털 기술과 사회공헌의 연계 수준이 관건이 될 수 있다. 장애인과 노인,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한 원격진료, 디지털 치료제, 온라인 학습 플랫폼 등 IT 기반 서비스의 접근성을 어떻게 확보하느냐가 통신사의 사회적 책임을 가늠하는 기준으로 떠오르고 있어서다. 데이터 요금, 단말기 보급, 접근성 기능 강화 같은 영역이 구체적 과제로 거론된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임직원이 직접 참여하는 나눔 활동이 일상의 기업 문화로 자리 잡았다며, 고객 초집중 전략과 차별화된 경쟁력을 결합해 밝은 세상 만들기에 전 임직원이 동참하겠다고 말했다. 산업계는 디지털 인프라 기업의 이러한 시도가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고, ICT 기술과 사회 안전망을 연결하는 구조적 모델로 안착할지 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