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이끌 미용의료기기”…한국, 글로벌 경쟁력 확대
한국산 미용의료기기 기술이 세계 미용·피부 시장의 패러다임 변화를 이끌고 있다. 고유 기술력과 K-콘텐츠 열풍이 시너지로 작용하며, 미용의료기기 수출이 K-뷰티의 새로운 성장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업계는 국산 브랜드가 글로벌 시장에서 선도자 입지를 강화할 ‘전환점’을 맞았다고 해석한다.
시장조사업체 IMARC 그룹 조사에 따르면 2024년 한국 미용의료기기 시장 규모는 2억9000만 달러로 추정된다. 2033년까지 연평균 5% 성장하며 5억 달러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대표기업 클래시스, 원텍, 제이시스메디칼 등이 선전하며 글로벌 브랜드와의 경쟁 구도를 바꾸는 중이다.

기술적인 차별화도 뚜렷하다. 과거 유럽·미국산 장비가 성능 중심의 ‘스펙 경쟁’에 집중한 것과 달리, 국산 의료기기는 시술 중 환자 통증을 줄이고 회복을 빠르게 하는 사용자 경험을 앞세웠다. 실제로 클래시스의 초음파 리프팅 장비 ‘슈링크’는 국내외 시술 편의성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으며 여러 해외 인증도 취득했다. 원텍은 레이저·고주파 기술에 강점을 보이며, 최근 사우디·중남미 시장에서도 현지 맞춤 전략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제이시스메디칼도 고주파 리프팅 장비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시장 확대 배경에는 국내 의사 수급 변화도 영향을 줬다. 의대 정원 확대와 필수의료 정책에 대한 의료계 반발로 많은 전문의가 피부·미용 분야로 진출하면서 국산 장비 채택이 급증했다. 여기에 외산 브랜드보다 낮은 가격과 넓은 서비스망, 사용 편의성까지 더해졌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K-콘텐츠 열풍이 촉진제 역할을 했다. 드라마·K팝 스타들의 피부미용 관리법이 주목받으면서 세계 각지에서 한국산 미용의료기기와 K-뷰티 제품 수요가 동반 상승했다. 국산 장비는 수출 증가와 현지 인증 확대에 힘입어, 미국·유럽 시장뿐 아니라 사우디·중남미 등 신흥시장 영향력도 높아지는 추세다.
한편, 해외 기업들과의 본격적 경쟁이 확대되는 만큼 관련 인증·규제 동향도 주목된다. FDA·CE 인증을 확보한 기업들이 증가하고 있으나, 각국의 안전성 기준과 사용 허가 절차가 장벽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은 미용의료기기에서 기술·가격·브랜드 3박자를 갖춘 국가로 자리 잡았다”며 “K-콘텐츠와 융합된 한국 특유의 섬세함이 글로벌 경쟁력을 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산업계는 국산 기술이 실제 글로벌 시장에 안착할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