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엔비디아 실적이 분수령”…미국 뉴욕증시, 무역적자 개선 기대 속 반등에 변동성 경계

김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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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 기준 19일 오전, 미국(USA) 뉴욕증시가 무역적자 개선 기대와 엔비디아 실적 발표를 앞둔 기대감에 힘입어 장초반 반등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주 후반부터 이어진 조정 여파가 남아 있는 가운데, 투자자들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과 고용지표, 주요 기술주 실적을 앞두고 방향성을 모색하는 모습이다. 이번 흐름은 한국 개인투자자, 이른바 서학개미의 포지션 조정과도 맞물리며 글로벌 위험선호의 온도차를 드러내고 있다.

 

미 동부시간 19일 오전 10시 41분 기준으로 S&P 500 지수는 0.22% 오른 6,632.16, 나스닥종합지수는 0.40% 상승한 22,523.06, 다우존스 지수는 0.07% 오른 46,121.94를 가리키고 있다. 나스닥 100 지수도 0.32% 뛴 24,580.25까지 반등하며 전일 낙폭을 일부 만회했다. 변동성 지수인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VIX는 23.82로 3%대 하락해 긴장감이 다소 완화됐고, 중소형주 지수 러셀 2000 역시 0.18% 오른 2,353.01로 위험자산 선호 회복 흐름에 동참했다.

[표] 뉴욕증시 주요 지수
[표] 뉴욕증시 주요 지수

잭스 인베스트먼트 리서치는 이번 주 뉴욕증시를 최근 몇 달 사이 가장 도전적인 한 주로 평가했다. 지난주 목요일 이후 주요 지수가 잇따라 약세를 기록하며 투자심리가 위축됐고, 그 영향이 이번 주 초까지 이어졌다. 다만 개장 전 선물시장에서 다우, S&P 500, 나스닥, 러셀 2000 지수가 동반 반등을 시도했고, 이 같은 흐름이 현물 장초반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단기적인 숨고르기가 전개되는 양상이다.

 

거시지표 측면에서는 연방정부 셧다운 여파로 일부 지표 발표가 지연되며 정보 공백이 생겼다. 주택착공, 건축허가,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 제조업지수 등 일정이 밀리자 투자자들은 불완전한 데이터 속에서 방향을 가늠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8월 미국 무역수지 적자가 시장 예상보다 축소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미국 경상수지 구조가 점진적으로 안정을 찾아가는 것 아니냐는 인식이 부각되고 있다. 다만 시차가 큰 지표 특성상 향후 공개될 최신 데이터에 따라 시장의 시각이 다시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나온다.

 

찰스 슈왑에 따르면 이날 장중과 20일까지 이어질 핵심 이벤트는 FOMC 10월 회의 의사록 공개와 9월 비농업고용지표 발표다. 연준이 인플레이션 잔존 위험과 고용 둔화 가운데 어느 쪽을 더 우려하는지에 따라 12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베팅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최근 4%대 초반 박스권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어, 의사록 공개 이후 금리 재평가 과정에서 증시 변동성이 다시 확대될 수 있다는 경계감도 상존한다.

 

뉴욕증시는 전날까지 기술주와 성장주를 중심으로 조정을 겪었다. 웰스파고에 따르면 전일 다우, S&P 500, 나스닥지수는 모두 1% 안팎 하락했고, 소비재와 기술섹터가 약세를 주도했다. 에너지 섹터는 국제유가 변동성에 힘입어 상대적인 강세를 보였다. 유럽과 아시아 주요 지수에서는 인플레이션 둔화 조짐과 경기 둔화 우려가 뒤섞인 신호가 나오고 있어, 글로벌 자금이 특정 자산군에 일방적으로 쏠리기보다는 수시로 리밸런싱을 시도하는 환경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장에서 시장의 시선은 엔비디아에 집중되고 있다. 잭스 인베스트먼트 리서치는 엔비디아가 이번 분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50%를 웃도는 매출·이익 증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이 종목을 ‘매그니피센트 7’ 가운데 마지막 실적 발표 기업이자 이번 시즌의 마침표로 규정했다. 시가총액 4조 달러를 넘어선 엔비디아는 S&P 500 내 비중 확대와 함께 인공지능(AI) 투자 열풍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고, 실적 결과와 전망이 빅테크 전반의 밸류에이션 재평가로 직결될 수 있다는 평가다. 장초반 기준 엔비디아 주가는 185.07달러로 2.04% 상승해 기대 심리를 반영했다.

 

찰스 슈왑은 하루 전까지 반도체와 AI 관련 종목군이 조정을 주도했지만, 이날 프리마켓과 장초반에는 엔비디아를 포함한 반도체, AI 인프라 종목들이 동반 반등해 시장의 ‘리스크 온’ 심리를 되살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투자자들은 특히 중국 매출 규제와 경쟁 심화 속에서도 엔비디아가 얼마나 견조한 가이던스를 내놓을지, 대규모 주문잔고와 차세대 GPU 로드맵이 내년 이후 매출 전망에 어떻게 반영되는지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소비·유통 기업들의 실적도 단기 심리에 영향을 주고 있다. 잭스 인베스트먼트 리서치에 따르면 타깃은 예상치를 다소 웃도는 이익을 냈지만 매출 성장 둔화와 보수적인 연간 가이던스로 인해 프리마켓에서 약세를 보였다. 반면 주택 리모델링 수요를 겨냥한 로우스는 시장 기대를 상회하는 실적과 양호한 매장 매출 흐름을 바탕으로 강세를 나타냈다. 오프프라이스 유통업체 TJX도 매출과 이익 모두 컨센서스를 웃돌며, 미국 소비가 전면적으로 꺾이기보다는 저가·실용 소비로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디지털 자산과 원자재 시장에서는 자산별로 상반된 움직임이 전개되고 있다. 비트코인은 단기 저점 부근에서 매수·매도 공방이 이어지며 등락을 반복하고 있고, 관련 상장사와 거래소 주가도 종목별로 차별화되고 있다. 원유 가격은 재고와 경기 둔화 우려를 반영해 약세를, 금 가격은 안전자산 선호 확대를 반영해 강세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투자자들 사이에서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리스크 관리의 필요성이 다시 부각되는 배경이다.

 

한국 개인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투자 행태도 눈에 띈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11월 17일 기준 보관금액 상위 10개 종목은 테슬라, 엔비디아, 팔란티어 테크, 애플, 알파벳 A, 마이크로소프트, 인베스코 QQQ, 아이온큐,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 ETF, 뱅가드 S&P 500 ETF 순이다. 이 가운데 테슬라는 37조 2,696억원, 엔비디아는 25조 5,144억원, 팔란티어 테크는 9조 2,703억원 규모다. 모두 11월 17일 기준 수치다.

 

이날 장초반 뉴욕 현지 시세를 보면, 테슬라는 405.05달러(0.95% 상승), 엔비디아는 185.07달러(2.04% 상승), 애플은 267.9달러(0.17% 상승), 알파벳 A는 296.19달러(4.19% 상승), 아이온큐는 50.12달러(2.04% 상승)를 기록했다. AI, 전기차, 플랫폼 빅테크가 동반 랠리를 펼치는 가운데 팔란티어와 마이크로소프트처럼 소폭 약세를 보이는 종목도 있어 종목 간 차별화가 병행됐다.

 

보관금액 증감 흐름을 보면 서학개미의 ‘갈아타기’ 전략이 뚜렷하다. 11월 17일 기준 전일 대비 보관금액은 테슬라와 알파벳 A, 아이온큐에서 수천억 원 단위 순유입이 포착됐다. 반대로 엔비디아, 팔란티어,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주요 지수 및 레버리지 ETF에서는 순유출이 발생했다. 단기 조정 구간에서 테슬라, 알파벳, 아이온큐 등 변동성이 큰 종목으로 공격적으로 포지션을 옮기면서, 이미 크게 오른 엔비디아와 마이크로소프트 비중은 일부 줄여 이벤트 리스크에 대비하는 이중 전략으로 해석된다.

 

보관금액 증가액 상위 종목에서도 이런 성향이 재확인된다. 테슬라는 4,173억원, 알파벳 A는 2,051억원, 디렉시온 데일리 테슬라 강세 1.5배 ETF는 1,824억원, 디렉션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 셰어즈 ETF는 1,197억원, 아이온큐는 1,035억원의 보관금액 증가를 기록했다. 개별 종목뿐 아니라 테슬라와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를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로까지 자금이 유입되면서 서학개미의 위험선호가 여전히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레버리지 상품 특성상 기초자산 변동폭을 크게 확대해 손익이 발생하는 만큼 변동성 관리가 필요하다는 경고도 뒤따른다.

 

11위부터 20위까지 보관금액 상위 종목으로는 브로드컴, 디렉션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 셰어즈 ETF, 디렉시온 데일리 테슬라 강세 1.5배 ETF, SPDR S&P 500 ETF, 슈왑 미국 배당주 ETF, 아마존닷컴, 메타 플랫폼, 인베스코 나스닥 100 ETF, 프로셰어즈 울트라 QQQ ETF, 아이셰어즈 0-3개월 미국 국채 ETF 등이 포함된다. 이 구간에서도 브로드컴과 일부 레버리지 ETF, 장기 금리 관련 상품, 아이온큐 등의 보관금액이 크게 늘어 AI·반도체 랠리와 금리 변동성에 대한 양방향 베팅이 동시에 강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럼에도 11월 17일 기준 미국 증시 상위 50개 종목 보관금액 총액은 168조 6,762억원으로 직전 집계일보다 1,901억원 감소했다. 일부 인기 종목과 레버리지 상품에는 자금이 몰렸지만 상위 50종목 전체로는 소폭 순유출이 발생한 셈이다. 공격적 종목에 대한 베팅과 동시에 일부 대형주와 ETF 비중을 줄여 전체 익스포저를 조정하는, 이중적인 위험관리 전략이 병행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월별 흐름에서도 조정 국면이 확인된다. 2025년 10월 미국 증시 전체 보관금액은 249조 3,655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2025년 11월 기준 보관금액은 226조 1,269억원으로 전월 대비 약 9.3% 줄었다. 2025년 1월 166.76조원에서 10월 249.37조원까지 빠르게 늘던 보관금액이 11월 들어 숨고르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지수와 빅테크 주가가 단기간 과열 구간에 진입한 뒤 조정을 받으면서 평가액이 줄어든 영향과 함께, 일부 투자자들이 차익 실현을 통해 달러 현금을 늘리거나 변동성이 낮은 자산으로 이동한 결과로 해석된다.

 

환율 변수도 서학개미에게 적지 않은 의미를 가진다. 11월 19일 원·달러 환율은 1,466.7원으로 전일 대비 5.7원 상승했다. 단기적으로는 기존 달러 자산의 원화 환산 평가액이 늘어 평가손익이 개선되지만, 새로운 달러 매수와 미국 주식 추가 매입에는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10월과 11월 보관금액 추이를 함께 보면, 환율 상승이 단기 추가 매수세를 제약하는 동시에 기존 보유 자산의 평가손실을 완충하는 역할을 하는 양면성이 드러난다.

 

종합하면, 19일 장초반 뉴욕증시는 무역적자 개선 기대와 엔비디아 실적 낙관론, 견조한 미국 소비와 AI 투자 모멘텀에 힘입어 반등에 나섰다. 동시에 FOMC 의사록과 비농업고용지표, 엔비디아 실적 발표를 앞둔 ‘프리뷰 장세’ 성격이 짙어, 향후 데이터와 발언 내용에 따라 방향성이 다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 서학개미의 경우 테슬라, 알파벳, 아이온큐와 레버리지 ETF에 대한 높은 집중도가 확인되는 만큼 단기 주가 급등락에 따라 평가손익 변동 폭이 크게 확대될 소지가 크다. 국제사회와 글로벌 시장은 연준의 통화정책 경로와 미국 빅테크 실적이 향후 금융시장의 변동성과 자금 흐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김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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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뉴욕증시#서학개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