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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 시총 3,000조 돌파”…외국인 귀환·정부 정책 기대감에 코스피 연고점 경신
경제

“국내 증시 시총 3,000조 돌파”…외국인 귀환·정부 정책 기대감에 코스피 연고점 경신

배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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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 시가총액이 7월 10일 사상 처음 3,000조 원을 돌파하며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코스피가 연일 연고점을 경신하고, 외국인 투자자가 두 달 연속 순매수 행진을 이어가면서 경제 전반에 훈풍이 불고 있다는 해석이다. 전문가들은 정치 불확실성 해소와 원화 강세, 정부가 추진하는 증시 활성화 정책이 맞물리며 상승세가 이어지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향후 국내 증시가 추가로 상승할지에 이목이 집중된다.

 

한국거래소는 이날 공시를 통해 국내 증시(코스피·코스닥·코넥스) 시가총액이 3,020조7,694억 원(7월 10일 기준)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시장별로 보면 코스피가 2,603조7,392억 원, 코스닥이 413조8,598억 원, 코넥스가 3조1,704억 원 기록했다. 코스피는 이날 49.49포인트(1.58%) 오른 3,183.23에 마감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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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증권사들은 이번 시가총액 급증 배경으로 코스피 지수 상승과 상장 주식 수 증가를 들었다. 코스피 시총은 지난해 말 1,963조3,288억 원 수준이었으나, 올해 들어 2,000조 원대를 돌파하고, 6월부터는 2,600조 원을 초과해 빠른 속도로 몸집을 불려왔다. 최근 상장주식 수가 1,204억7,642만 주로 꾸준히 늘어난 점도 영향을 미쳤으나, 지수 자체의 급등세가 결정적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4월 이후 코스피는 4개월 연속 월간 수익률 ‘플러스’를 기록했다. 4월(3.04%), 5월(5.51%), 6월(13.86%)에 이어 7월 들어서도 3.63%의 상승세를 유지 중이다. 주요 증권사들은 코스피 상단 전망치를 잇따라 올리고 있다. IBK투자증권은 상단을 기존 3,100에서 3,400으로, 한국투자증권은 하반기 밴드를 2,900~3,550으로 상향했다.

 

이번 증시 강세를 이끈 또 하나의 동력은 외국인 투자자의 ‘복귀’다. 10일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506억 원, 기관도 1,360억 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금융감독원 ‘6월 외국인 증권투자 동향’ 자료에 따르면 외국인은 5월 2조100억 원 순매수에 이어, 6월에도 3조760억 원어치를 사들이며 두 달 연속 순매수를 나타냈다. 지난해 4월까지 9개월 연속 순매도에서 완전히 돌아선 셈이다.

 

외국인의 복귀 배경으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 등 작년 말까지 이어진 미국 대선 관련 정치 불확실성과 한국 내 정치 상황에 대한 우려 완화가 꼽힌다. 지난달 제21대 대통령 선거 이후 외국인 투자심리가 빠르게 회복됐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최근 원화 강세, 금리 인하, 상법 개정, 자사주 소각 의무화 등 자본시장 제도 변화와 정부 정책 기대감도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평가된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증시 호조가 단기적 현상에 그치지 않고, 한동안 정책·수급 여건의 뒷받침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IBK투자증권 변준호 연구원은 “코스피 외국인 지분율이 최근 31.6%까지 회복돼 외국인 대규모 매도 가능성은 낮아졌다”며 긍정적 시각을 밝혔다. 메리츠증권 이수정 연구원도 일본 도쿄증권거래소의 성공 사례와 한국의 주주환원 확대 움직임을 들며 “추가적인 지수 상승 여력이 남아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개인 투자자의 자금 유입도 지속적이다. 조기 대선을 기점으로 고객예탁금이 51조 원에서 67조 원으로 크게 늘었고, 각종 정책 변화 기대감에 적극적 매수세가 지속됐다. 하나증권 이경수 연구원은 “정치 불확실성 해소, 원화 강세, 대북 친화 정책, 주주환원 확대 등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해소되는 흐름”이라고 분석했다.

 

국내 증시가 사상 첫 3,000조 원 시가총액 시대에 접어들면서, 투자자들은 정책·수급 환경 변화에 한층 주목하고 있다. 증권가는 연내 추가 상승 여력이 존재한다고 보면서도, 경제·정치적 변수에 민감한 만큼 향후 증시 흐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시장에서는 다음 분기 주요 기업 실적 발표와 대외 정치 이벤트가 증시에 또 어떤 변화를 줄지 주목하고 있다.

배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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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증시#코스피#외국인순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