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은 흐렸지만 기분까지 흐리진 않았다”…서산에 번진 한여름의 여유
아침부터 잔뜩 흐린 하늘이 가득 덮였던 7월의 첫날, 서산 거리는 무거운 공기와 함께 하루를 시작했다. 예전 같으면 흐린 날씨에 괜스레 마음도 가라앉곤 했지만, 이제는 꽉 찬 습도와 흐린 하늘도 일상의 한 장면이 돼버렸다.
요즘 서산의 여름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건 바로 체감온도에 대한 얘기다. 실제 기온보다 느껴지는 더위가 더 크다고 말하는 이들이 많아졌다. 이날도 낮 최고기온은 28도, 체감온도는 32도까지 올랐다. 습도는 온종일 95%를 기록하며, 가만히 있어도 등줄기에 땀이 맺히는 하루였다. 통계청의 기상데이터에 따르면 최근 몇 년 새 서산을 포함한 서해안 지역에서는 고습·고온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공기가 무겁고 습할 때는 야외 활동 시 반드시 충분한 수분을 챙기고, 그늘에 머무는 것이 건강에 도움이 된다”며 “습도가 높을수록 체감온도는 실제보다 더 올라가기 쉽다”고 당부했다. 실제로 도심 곳곳에서는 텀블러에 시원한 물을 담아 다니는 시민, 양산 또는 모자로 햇살을 가리느라 분주한 이들이 눈에 띈다.
SNS에서는 ‘오늘은 아침부터 눅눅하다’, ‘그래도 오후 되니 하늘이 열린다’는 게시물이 유행처럼 번지기도 했다. 한 시민은 “아침 출근길엔 괜히 기분도 가라앉았는데, 저녁 퇴근 무렵엔 하늘이 환하게 개어서 나도 덩달아 가벼워졌다”며 오늘같은 변화무쌍한 여름날이 이제 익숙해졌다고 털어놨다.
작고 소소한 날씨 변화지만, 그 속에서 사람들은 자기만의 리듬으로 여름을 살아간다. ‘그냥 버티는 게 아니라, 나름대로 즐기는 법을 배웠다’고 말하는 이도 있었다. 하루의 컨디션을 좌우하는 건 하늘빛일 수도, 나만의 작은 대비책일 수도 있다.
결국 여름날의 흐림과 맑음, 더위와 습도는 누군가에겐 불편함이지만 누군가에겐 일상을 조용히 바꾸는 신호가 돼 준다. 우리 모두의 하루가 이 작은 변화와 함께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