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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앨범 산, 이수련·박석신 환희”…덕유산 종주 마지막 계단→여름 빛에 젖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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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앨범 산, 이수련·박석신 환희”…덕유산 종주 마지막 계단→여름 빛에 젖다

서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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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는 이의 첫 발걸음은 잔잔히 시작했다. 영상앨범 산에서 배우 이수련과 한국화가 박석신은 덕유산국립공원의 드넓고 푸른 산등성이에 나란히 들었다. 어스름이 내려앉은 덱 계단, 희미한 시야를 뚫는 안개와 마른비가 이들의 산행에 색다른 긴장감을 더했다. 산길에 들어선 두 사람의 마음은 세차게 흔들렸고, 산이 전하는 숨결은 어느 때보다 명확하게 가슴에 와 닿았다.

 

걷는 길마다 철쭉이 수줍게 피었고, 젖은 흙길 위로 새들의 노래가 번졌다. 오르막과 내리막의 연속, 그리고 예정되지 않은 시련이 이수련과 박석신의 앞에 놓였다. 삿갓재 대피소 앞에 이르렀지만, 내부 수리로 인해 길을 황점으로 돌릴 수밖에 없었다. 머무름을 허락하지 않은 산사람의 숙명이었지만, 두 사람은 묵묵히 길을 비껴섰다.

산길 넘어선 푸른 호흡…‘영상앨범 산’ 이수련·박석신, 덕유산 종주→여름 품은 도전
산길 넘어선 푸른 호흡…‘영상앨범 산’ 이수련·박석신, 덕유산 종주→여름 품은 도전

다음날 아침, 벼려진 기운으로 다시 나선 산길에서 이수련과 박석신은 만발한 꽃과 나비를 발견했다. 어제의 비가 물기로 엉겨 붙은 숲, 그 안에서 두 사람은 지나온 시간을 조용히 내려두듯 걸음을 옮겼다. 계절의 색은 연둣빛으로 물들고, 벅찬 산기운이 동행의 마음 깊숙한 곳을 일렁였다.

 

남덕유 능선에 접어든 순간부터 오르막과 내리막이 계속됐다. 장대한 산세를 품은 삿갓봉과, 저 멀리 무룡산까지 내다볼 수 있는 정상의 뷰는 한 편의 수묵화처럼 깊이 각인됐다. 가쁜 호흡 사이로 서로를 격려하다, 서봉으로 향하는 마지막 계단에 이르렀다. 흔들리고 떠오르던 감정 끝자락에서, 두 사람은 푸른 능선을 한눈에 담았다.

 

지난 시간을 품은 자연은 두 사람에게 조용한 위로와 치유의 온기를 건넸다. 하룻밤의 비와 바람, 철쭉과 나비, 연두로 번지는 숲길의 서정까지, 이수련과 박석신은 서로 다른 속도로 산길을 걸으며 자신만의 기록을 남겼다. 붉게 피어나는 계절 위로 검푸른 여름 숨결이 내려앉을 때, 인간과 자연이 맞닿는 순간의 의미는 더욱 깊게 전해졌다.

 

한편, 영상앨범 산은 덕유산 국립공원의 산맥을 따라 펼쳐지는 1박 2일의 여정을 통해, 시청자에게 계절의 변화를 비추는 자연과 동행하는 마음의 무게를 동시에 전한다.

서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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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앨범산#이수련#박석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