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외교 핵심은 미국"…정청래, 암참에 한미 경제·외교 공조 강조
정책 노선과 경제 이해가 교차하는 지점에서 여당 대표와 주한미국상공회의소가 마주 앉았다. 한미 동맹과 통상 환경을 둘러싼 물음은 다음 정국에서도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당 대표 회의실에서 주한미국상공회의소 암참 제임스 김 회장을 만나 한미 관계와 투자 환경을 주제로 간담회를 진행했다. 정 대표는 한국 경제 구조를 언급하며 한미 동맹을 외교·경제의 핵심 축으로 재확인했고, 암참은 비관세 장벽과 노동 규제 등 제도 개선 필요성을 제기했다.

정 대표는 모두발언에서 한국 경제의 대외 개방도를 먼저 짚었다. 그는 한국의 수출 의존 구조를 언급하며 "한국은 대외의존도가 높은 경제구조여서 외교 관계가 중요하다"며 "그 핵심에 미국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미 관계가 돈독할수록,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계가 좋을수록 한미 경제 교류, 경제 발전도 윈윈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양국 기업 협력 확대의 필요성도 부각했다. 그는 속담을 인용해 "물 들어올 때 노를 젓는다"며 한국과 미국 기업이 양국 경제에 서로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사업을 지속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미 정상 간 관계 개선과 민간 차원의 투자가 맞물릴 때 성장 기회를 키울 수 있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이에 제임스 김 회장은 지난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를 거론하며 한국 정부의 역할을 높이 평가했다. 김 회장은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를 통해 한국 리더십에 깊이 감사했고 감명받았다"며 "암참은 대한민국이 인공지능, 바이오, 콘텐츠, 문화, 방위산업, 에너지 분야의 글로벌 허브로 도약하는 데 기여할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회장은 한미 통상 관계에서 남아 있는 구조적 과제도 지적했다. 그는 "미국 정부 고위 당국자들은 한국의 비관세 장벽 해소가 한미 무역 합의 이후에도 핵심 과제로 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며 우리 정부의 규제 완화 필요성을 언급했다. 구체적으로는 통관, 인허가, 행정 규제 등에서의 예측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는 취지로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미 기술동맹 심화 과정에서의 제도 정비 과제도 제기됐다. 김 회장은 "한미 기술동맹이 심화하는 가운데 시너지를 온전히 실현하기 위해선 공정하고 예측 가능한 비즈니스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노란봉투법의 일부 조항 재검토 등은 더 많은 미국 투자와 글로벌 인공지능 인재 유치에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노동조합법 2·3조 개정을 둘러싼 국내 논쟁이 외국인 투자와 첨단 산업 인재 유입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경고로 읽힌다.
정치권에서는 한미 동맹 강화 방향에 대해서는 공감대를 이루면서도, 노동 규제와 통상 규범을 둘러싼 공방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더불어민주당은 그동안 노란봉투법을 노동기본권 보호 장치로 강조해왔고, 보수 진영은 기업 부담과 투자 위축을 우려해왔다. 암참의 문제 제기가 공개적으로 전달되면서 양측의 입장차가 다시 부각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편 국회는 법제도 개선과 통상 환경 정비 요구를 병행 검토하는 과정에서 여야 간 이해관계를 조정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정당들은 향후 회기에서 한미 경제 협력, 비관세 장벽 해소, 노동 규범 개정을 둘러싼 논의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며, 정부 또한 투자 유치와 노동 권익 보호를 동시에 고려하는 입법·정책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