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11만6,000달러 첫 돌파”…기관 자금·정책 훈풍에 사상 최고가 경신
비트코인이 미국 주요 거래소 기준 11만6,000달러 선을 사상 처음 돌파하며 가상자산 시장에 다시 한 번 강한 상승 신호를 보냈다. 최근 기관 투자자 자금 유입과 디지털 자산에 우호적인 정책 환경이 맞물리면서 투자자와 시장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 랠리의 배경과 앞으로의 시장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중 하나인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7월 10일(현지시간) 오후, 비트코인은 전일 대비 4.54% 오른 116,474달러에 거래됐다. 전날 112,000달러를 돌파한 지 단 하루 만에 또 새로운 고점을 경신했다. 바이낸스를 비롯한 글로벌 주요 거래소에서도 동시간대 116,000달러선을 모두 넘었으며, 일부 시장에서는 116,868달러로 사상 최고가를 찍었다. 올해 들어서만 25% 가까이, 최근 3개월간 60%에 육박하는 급등세다.

비트코인이 기록적인 강세를 이어가는 주된 배경에는 기관 투자자의 본격 유입과 미국 정책 변화가 있다. 1월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이후 올 상반기 약 500억달러의 누적 순유입이 확인됐고, 이 중 145억달러가 올해 새로 유입됐다. 7월 한 주에만 12억달러가 몰리며 투자 심리가 뜨겁다. 업계는 기관의 저변 확대가 단순 투자 섹터가 아닌, 제도권 주류 금융상품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정책 환경도 랠리에 힘을 보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3월 '비트코인 전략 비축' 행정명령에 서명해 디지털 자산의 합법적 지위를 명확히 했고, 상원의 스테이블코인 규제법 통과도 현실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비트코인이 그간의 '가상화폐 겨울'에서 완전히 벗어나 새 금융 자산으로 격상된 분위기라고 진단했다.
뉴욕증시 역시 비트코인 상승 모멘텀이 됐다. 나스닥, S&P500 등 미국 기술주 중심 주요 지수는 장중 최고치를 새로 쓰며, 엔비디아 등 대형주가 시총 신기록 행진을 벌였다. 위험자산 선호 확산과 맞물려 비트코인 ‘디지털 금’ 위상이 한층 강화됐다는 반응이다.
시장의 단기 전망도 낙관적이다. 해시덱스 글로벌 인사이트 책임자 게리 오셰아는 “기관 플랫폼이 빠르게 확장되는 만큼 연내 140,000달러 돌파 가능성을 주목한다”고 밝혔다. 크립토퀀트 등 분석기관은 130,000달러가 차익 실현의 기술적 분기점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기업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보유량을 60만개까지 늘렸고, 테슬라 등도 자산 편입을 확대했다. 비트코인의 ‘디지털 금고’ ‘거시적 헤지 수단’이라는 정체성이 불확실성 시대에 더욱 인정받는 모습이다.
다만 극심한 변동성에 대한 경계심도 여전하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과거 정책·관세 리스크에 급락했던 사례도 잊어서는 안 된다”며 신중한 접근을 조언했다. 그럼에도 글로벌 여론은 제도권 편입 이후 비트코인의 구조 변화에 점차 수긍하는 흐름이다.
옵션·선물 시장에선 120,000~150,000달러 목표가가 자주 언급된다. 시장의 관심은 연말까지 비트코인이 어떤 새로운 역사를 추가할지에 쏠려 있다. 시장에서는 다음 달 예정된 미국 금리 정책 및 스테이블코인 규제법 처리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