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 생태도감으로 국내 서식 나비 전종 기록”…연구재단, 데이터·AI 활용 기반 마련
디지털 생태도감이 국내 나비류 전 종의 장기 생태·서식 데이터를 담으며 생물다양성 연구와 AI 바이오 데이터 산업에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한국연구재단은 29일 순천향대학교 이용석 교수팀이 국내에 자생하는 나비 225종 전체를 대상으로 한 ‘한국 자생곤충 생태도감Ⅰ–나비편’을 발간했다고 밝혔다. 이번 도감은 종별 특이 생태행동과 서식환경 변화, 기주식물·발생지 환경 등 자연현장에서 관찰된 생태학적 맥락을 3800컷이 넘는 고해상도 사진과 함께 아카이브한 점이 특징이다.
나비류는 기후변화의 탐지자인 ‘생물지표종’(environmental indicator species)으로서 과학적·정책적 가치가 높다. 그러나 기존 곤충 도감은 실험실 표본 이미지와 분류정보 제공에 그치며, 실제 야생 환경에서의 행동·발생변동 등 종합기록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이었다.
이번 연구는 종별 분포지 야외탐사, 계절별 생활사 추적, 행동·밀도 관찰 등 장기현장조사를 병행해 기존의 한계를 보완했다.
특히 나비의 짝짓기, 산란, 흡밀·흡수(꿀이나 물·광물질 흡수) 등 다양한 생활사와 서식지별 발생주기, 기주식물과의 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정량화했다. 도감에는 멸종위기종 14종, 국가 지정 생물지표종 7종, 국외반출 승인대상 93종, 천연기념물 1종 등 희귀종도 촘촘히 기록했다.

생태데이터의 디지털화와 고해상도 사진 아카이빙으로 학계뿐 아니라 환경·기후정책, 생물자원 관리, 나아가 인공지능(AI) 기반 생물 이미지 자동인식 및 분포예측 기술 개발에도 확장 활용이 가능하다는 평가다. 해외에서는 미국, 유럽 등을 중심으로 국가 주도의 생물다양성 디지털 아카이브 구축 경쟁이 전개 중이다. 연구팀은 이번 데이터셋이 향후 국내 ‘생물다양성정보 플랫폼’ 연계, AI 생물분류·분포모델 학습자료, 유전체 해석 연구의 기반 자료로도 활용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디지털 도감은 누구나 활용 가능한 무료 e-Book 형태로 제공된다. 전문가들은 “생물지표 종의 장기 디지털 기록은 미래 환경예측·보전정책 수립, 생물 빅데이터 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자산”이라고 분석했다.
산업계는 이번 생태도감이 실제 연구·교육·IT융합 시장에 뿌리내릴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