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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기 순천 골목따라 노래하다”…동네 한 바퀴, 집밥과 청춘 멜로디→소박한 감동 기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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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기 순천 골목따라 노래하다”…동네 한 바퀴, 집밥과 청춘 멜로디→소박한 감동 기대감

한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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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기억 저편에 머물렀던 순천의 골목들이 ‘동네 한 바퀴’를 통해 다시 노래로 피어났다. 이만기가 펼쳐 보인 순천의 풍경은 잊혀진 마을의 흔적을 따라 걷는 따뜻한 이야기 속에서, 골목마다 스며든 세월의 속삭임과 잔잔한 감동이 함께 어우러졌다.

 

1872년 지도에 남은 읍성과 오랜 골목에서 이만기는 조용히 시간을 되짚었다. 서문길의 오래된 우물터와 청수골 한옥집을 찾은 그는, 펌프 물줄기와 어머니 미소가 깃든 집밥의 현장을 마주했다. 도시의 번잡함이 스러진 자리에서 식탁 위 12가지 반찬은 천천히 흘러가는 세월만큼이나 깊은 정을 전했다. 각기 다른 삶을 살아온 어머니들은 집밥을 통해 서로를 위로하며, 청춘의 손을 덥혔다.

“순천 골목길에 울려 퍼진 행복”…‘동네 한 바퀴’ 이만기, 청수골 집밥과 연향동 노래→삶의 멜로디 전하다
“순천 골목길에 울려 퍼진 행복”…‘동네 한 바퀴’ 이만기, 청수골 집밥과 연향동 노래→삶의 멜로디 전하다

해질녘 연향동에선 낮과 다른 음악이 흐르기 시작했다. 각자 다른 일상을 살아가는 다온크루 청년들은 버스킹을 준비하며 일상의 고단함을 노래로 달랬다. 주꾸미 가게, 정육점, 골프장에서 일과를 마친 그들은, 해가 저문 골목에서 추억과 열정을 더해 순천을 노래했다. 이만기 역시 그들과 한 곡조를 나누며, 삶이 곡선처럼 이어지는 순간을 실감했다.

 

동천 그린 아일랜드에 자리한 신호등과 도로 표지판은 흘러간 시간을 기념하는 조형물로 새로 태어났다. 과거 차량이 달렸던 이곳은, 이제 시민들의 쉼터로 변모해 일상 속 작은 변화가 주는 온기를 보여준다. 순천시의 세심한 배려는 일상의 풍경에 아름다운 색을 더했다.

 

골목 끝 흙집에서 만난 도공 장성주는 도자기 물고기 오카리나에 가족의 마음을 빚는다. 그의 손끝에서 탄생한 한 점 한 점엔 세월의 단단함과 부드러운 정이 깃들었다. 오카리나가 내는 소리는 순천만의 회색 갯벌과 어린 시절 추억까지 끌어안으며, 고요히 흐르는 삶의 노래를 완성했다.

 

이창규, 남정례 부부가 전하는 능이버섯 닭장은 푸근한 추억의 향기를 안고 골목을 적셨다. 조선간장에 우려낸 닭고기 맛은 어린 시절 명절의 기억이 솟아오르게 했고, 손맛 깊은 부부의 정성은 무더위와 세월의 무게를 덜어냈다. 음식 속에는 잃어버렸던 어린 시절의 소박한 행복이 오롯이 담겨있었다.

 

연향상가패션거리를 지나는 이만기의 발걸음에는 여름의 변화와 일상의 활기가 담겼다. 마네킹에 드리운 옷자락, 동네 상가와 주택이 어우러진 풍경, 그리고 싱그러운 계절의 기운이 골목을 채웠다.

 

30년을 지킨 동네빵집 형제의 우애와 정성은 단순한 빵 하나에도 기억의 깊이를 더했다. 조계훈과 조훈모 형제, 그리고 아들의 손길로 완성된 빵은 나눔의 가치를 일상에 녹여냈다. 부끄러운 빵은 내놓지 않겠다는 자부심, 매일 이어지는 기부, 세심하게 적힌 연구노트의 한 줄 한 줄은 소박한 골목에 진한 감동을 남겼다.

 

이날 순천의 모습은 노래처럼 흐르고 있었다. 진솔한 마음과 작은 행복이 곳곳에 피어났으며, 자연과 사람의 합주는 일상의 모든 순간을 소중하게 빛냈다. 이 풍경은 7월 26일 토요일 저녁 7시 10분 방송되는 ‘동네 한 바퀴’ 330화 ‘노래가 되다 – 전라남도 순천 편’을 통해 더 깊고 따뜻하게 만날 수 있다.

한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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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기#동네한바퀴#순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