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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직업 장인들의 손끝에서 피어난 섬의 계절”...맹골도 돌미역 사투→무쇠 가마솥 묵직한 땀, 삶을 관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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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직업 장인들의 손끝에서 피어난 섬의 계절”...맹골도 돌미역 사투→무쇠 가마솥 묵직한 땀, 삶을 관통하다

임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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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의 남다른 계절이 맹골도의 해안에서 다시 시작됐다. EBS1 ‘극한직업’은 파도와 바람을 가르며 자연산 돌미역을 채취하는 섬사람들의 삶, 그리고 진천 무쇠 가마솥 제조 현장에 스며든 장인정신을 한 폭의 서사처럼 따라간다. 화사한 풍경 뒤에는 일 년 중 단 한 번, 손끝에 역사를 새기는 한 달간의 치열이 잠들어 있다.  

 

파도가 두려움이 되고 바위가 쉼표가 되는 맹골도에서, 노동은 곧 가족을 잇는 다리다. 오롯이 한 달을 위해 온 가족이 항구로 돌아오고, 매서운 바람과 미끄러운 바위 위에서 돌미역을 베어내는 손길은 잠시의 나태도 허락하지 않는다. 노동의 끝에는 미역을 일일이 틀에 담아 콘크리트 바닥에 펼치고 삼십 시간을 인내하며 건조해야 하는 고된 후속 과정이 이어진다. 섬 주민들에게 이 모든 시간은 여름만큼 짧고, 기억만큼 깊이 남아 자랑이 된다. 대대로 내려온 채취의 손길엔 부지런한 땀방울과 공동체의 의지가 배어 있다.  

맹골도 돌미역 사투와 무쇠 가마솥의 땀…‘극한직업’ 장인들, 거친 현장→삶의 무게를 견디다
맹골도 돌미역 사투와 무쇠 가마솥의 땀…‘극한직업’ 장인들, 거친 현장→삶의 무게를 견디다

반면, 충북 진천의 무쇠 가마솥 제조 현장에선 사계절 내내 식지 않는 불길이 흐른다. 섭씨 천오백도를 넘는 쇳물 앞에서 두려움을 마주한 채, 작업자들은 무한 반복의 시간을 살아간다. 무거운 쇳물을 좁은 거푸집 틈에 붓는 순간, 수십 년 일한 장인조차 긴장을 늦추지 못한다. 가마솥 표면을 매끄럽게 연마하고 마지막으로 아마씨유를 발라주는 손길이 닳아도, 오래 쓸 솥 하나가 완성될 때 비로소 웃음을 터뜨린다. 노동의 현장은 높아진 온도만큼이나 뜨거운 열정과 책임의 무게로 가득하다.  

 

‘극한직업’은 바다의 심연과 불길의 깊이를 담아 하루하루를 버텨내는 사람들의 삶을 있는 그대로 비춘다. 고되고 지난한 과정 가운데 묵묵히 의미를 쌓아가는 이들의 서사는 묵직한 감동과 묘한 여운을 남긴다. 섬과 들판이 품은 극한의 일상, 그리고 이름 없는 장인들이 일궈낸 삶의 온기를 안고 ‘극한직업’은 9월 20일 토요일 밤 9시 EBS1에서 시청자에게 새로운 공감의 시간을 선사한다.

임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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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직업#맹골도돌미역#무쇠가마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