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만화 구독 서비스”…네이버웹툰, 글로벌 플랫폼 개발 착수
디지털 만화 시장의 패러다임 변화가 본격화되고 있다. 네이버웹툰 산하 웹툰엔터테인먼트가 월트디즈니 컴퍼니와 협력해 마블, 픽사, 스타워즈 등 방대한 디즈니 지식재산(IP) 만화 3만5000여편을 통합 제공하는 신규 구독형 플랫폼 개발에 나선다. 업계는 이번 발표를 ‘글로벌 만화 플랫폼 주도권 경쟁의 시작’으로 평가하고 있다.
디즈니와 웹툰엔터테인먼트는 15일 디지털 만화 플랫폼 공동 개발을 추진하기로 하고 비구속적 조건 합의서(LOI)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앞으로 디즈니의 수십 년 축적된 만화 포트폴리오와 네이버웹툰이 글로벌에서 연재 중인 일부 오리지널 시리즈까지 아우르는 하나의 통합 플랫폼이 마련된다. 해당 플랫폼은 기존 디즈니플러스 구독자에게 추가 요금 없이 제공될 예정이다.

이번 디지털 만화 플랫폼은 세로 스크롤 웹툰과 전통 만화책 방식 모두 지원한다. 기존에 약 100편 한정으로 이뤄진 디즈니 웹툰 콘텐츠 파트너십에서 나아가, 마블·스타워즈 등 대표작을 포함한 대규모 아카이브가 디지털로 전환돼 팬층 확대와 서비스 접근성이 대폭 개선될 전망이다. 네이버웹툰이 강점을 가진 모바일 기반 세로 스크롤 뷰어 기술과 사용자 경험(UX)을 결합해, 글로벌 1위 만화 플랫폼 경쟁력을 끌어올릴 전략이다.
시장에서는 글로벌 오리지널, 디즈니 클래식 IP의 동시 서비스가 시장 내 차별화 요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연내 플랫폼 정식 발표 이후, 현지화 작업을 거쳐 한국어 및 일본어 버전으로도 선별 제공이 예고됐다. 디즈니플러스 구독 모델을 활용한 결합 서비스 역시 구독 시장의 가입자 확대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글로벌 콘텐츠 기업들은 최근 수 년간 IP 구독·디지털화 경쟁을 가속 중이다. 미국 코믹스 플랫폼 마블 Unlimited, 일본의 라인망가 등이 전통 만화 시장에서 디지털 채널 강화에 힘써왔으나, 양사의 협력은 세계 주요 만화 IP를 한데 아우르는 최초의 대형 프로젝트로 꼽힌다. 업계에선 “IP 원천 보유사의 데이터·독자 분석 역량과 플랫폼사의 기술력이 결합하는 융합 사업의 신호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플랫폼 사용권·저작권 등 구체적 계약 조건, 독점 서비스 범위 등에서는 글로벌 지적재산권(IP) 규제를 준수한 협의가 병행될 예정이다. 이번 LOI에는 디즈니가 웹툰엔터테인먼트의 지분 2%를 투자하는 조건도 담겼다. 단, 본 계약 체결과 거래 종결을 위한 절차가 남아 있다는 점에서 디즈니와 네이버웹툰이 향후 디지털 만화 산업 구조에 어떻게 영향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새로운 플랫폼이 글로벌 구독 서비스의 성장 촉매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디즈니 조시 다마로 회장과 네이버웹툰 김준구 대표 모두 “IP와 기술이 만나는 시점이 전 세계 만화 소비·유통 방식을 새롭게 바꿀 것”이라고 강조했다. 산업계는 이번 디지털 플랫폼 협력이 실제 시장 장악력 확대로 이어질지 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