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채용 소폭 증가, 카카오는 3년째 후퇴”…IT 기업 고용전략 변화 신호
국내 대표 IT 플랫폼 기업들의 채용 정책이 뚜렷하게 변화하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대학생과 취업준비생들이 선호하는 대표적 취업처지만, 최근 수년 사이 고용 확대 움직임이 주춤한 양상이다. 두 기업 모두 인공지능 기술 개발과 대외 불확실성 대응, 조직 효율화 기조에 따라 선별적 채용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변화가 향후 청년 일자리 정책과 맞물려 산업 전체에 영향을 줄 가능성에 주목한다.
네이버는 2023년 정규직 258명을 신규 채용해 전년 대비 27명(약 11.7%) 늘어났다. 이는 계약직과 파트타이머를 제외한 수치로, 매년 정기 신입 공채와 경력 수시 채용을 병행한 전략이 반영됐다. 그러나 2021년 838명을 신규 채용했던 것과 비교하면 여전히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특히 30대 신규 직원 비중이 44.2%(114명)로 전년 대비 크게 늘어났고, 30세 미만 채용 비중은 68.4%에서 47.7%로 감소했다. 이는 경력직 위주의 채용 강화와 신입 공채 규모 축소가 맞물린 결과로 보인다. 반면 지난해 네이버 전체 임직원 수는 4611명으로 4.4% 증가해 소폭 성장세를 보였다.

카카오는 3년 연속 신규 채용 인원이 감소했다. 2023년에는 계약직과 파트타임을 포함해 314명을 뽑아 전년 대비 138명(30.5%) 줄었다. 공개 신입 채용을 사실상 중단하고, 수시로 특정 직군에서만 채용하는 보수적 기조다. 2021년에 994명을 채용했던 것과 비교하면 3년 만에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특히 30세 미만 신규 채용이 716명에서 208명으로 급감했고 여성 채용 비중이 64~69% 선으로 나타나 변화 양상도 뚜렷하다. 카카오 임직원 수는 지난해 4028명으로 집계돼 처음으로 4000명을 넘어섰으나, 채용은 축소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달 들어 양사의 2024년 ESG 보고서가 공개되면서, 플랫폼 기업 중심의 고용 트렌드 변화가 다시금 조명되고 있다. IT 업계에서는 글로벌 경기 둔화, 인공지능 개발에 따른 고비용 투자, 조직 내 효율화 추진 등이 채용 규모 조정의 복합적 원인으로 작용한다고 분석한다. 실제로 최근 신입 공채 축소와 수시·경력직 중심 채용 전환은 업계 전반의 흐름이다.
미국과 유럽의 빅테크 기업들도 2022~2023년 동안 대규모 감원을 단행하며 비슷한 조정기를 겪었다. 하지만 정부 정책과 산업 생태계에 따라 채용 기조는 언제든 달라질 수 있다. 업계에서는 최근 출범한 정부가 청년 일자리 정책에 속도를 내면 플랫폼 기업 역시 인재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제기한다. 대규모 공공투자, 규제 완화, AI 산업 진흥책 등이 구체화된다면 채용 규모가 다시 확대될 여지도 있다.
전문가들은 향후 신기술 투자와 고용 안정, 청년층 진입 통로 확대가 어느 쪽에 우선 순위를 둘지에 따라 산업 내 각축 양상이 달라질 것으로 판단한다. 산업계는 이번 채용 트렌드 변화가 단순 일시적 조정인지, 아니면 중장기 구조 변화의 신호탄이 될지 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