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만에 남북 공동입장 성사되나”…이재명 정부, 아시안게임 남북 화해 물꼬 주목
남북 스포츠 교류 재개를 둘러싸고 한반도 긴장 완화와 외교적 노림수가 맞붙었다. 북한이 2026년 일본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 선수단을 파견할 계획을 밝히면서, 8년 만에 남북 선수단의 국제종합대회 공동입장 시나리오에 다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체육계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16일 17개 종목 150여명을 포함한 260여명 규모의 선수단 명단을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에 제출했다. 우리나라 역시 41개 종목 전 종목에 1400여명 선수단이 참가 의사를 밝혔다. 이번 대회 선수단장 회의가 9월 22일부터 26일까지 일본 나고야에서 진행될 예정인 가운데, 개막식 공동입장 여부와 단일팀 구성 논의가 향후 협상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북한 대표단 참가가 가시화되면서 개회식 및 폐회식에서 남북 선수단이 한반도기를 앞세워 공동입장 할지에 시선이 쏠린다. 지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과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이후 남북은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등 국제 무대에서 화합의 모습을 연출한 바 있으나, 최근엔 코로나19와 한반도 정세로 협력이 멈췄다. 북한은 2023년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올해 파리 올림픽에서도 선수단을 파견했으나, 윤석열 정부 시기엔 남북 공동입장이 무산됐다.
남북 단일팀 구성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실제 지난 2018년 평창올림픽에서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같은 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는 여자농구, 카누, 조정 등 3개 종목 단일팀이 '코리아' 유니폼을 입고 출전했다. 과거 단일팀 경험을 토대로,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도 종목별 남북 합동훈련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정치권과 체육계 일각에선 여전히 신중론이 제기된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남북 화해 분위기와 정부 차원 공감대 구축을 전제로 “단일팀 구성이나 공동입장은 실무 차원 협의가 먼저”라고 강조했다. 일본 정부의 북측 입국 제한 조치가 있지만, 아시안게임 특성상 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도 나온다. 가까운 시일 내 체육장관급 회담 등에 속도가 붙을지 주목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이후 한반도 긴장 완화와 남북 관계 복원을 최우선 대북정책으로 강조해왔다. 이번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스포츠 외교가 남북 대화 물꼬를 틀지, 향후 정국 주도권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정치권은 대회 개막을 앞두고 남북 공동입장과 단일팀 문제를 둘러싼 여론과 실무 협의를 주시하고 있다. 정부는 아시안게임 개막 전까지 상황을 지켜보며 남북 체육 외교 정상화를 위한 추가 조치도 모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