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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따라 예술 따라”…파주에서 만난 가을 정취와 감성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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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따라 예술 따라”…파주에서 만난 가을 정취와 감성의 하루

박다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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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고를 때, 이제는 계절마다 어울리는 도시와 그곳만의 감도를 찾는 사람이 많아졌다. 파주가 그중에서도 부쩍 주목받는다. 예전엔 분단의 상징이나 드넓은 평야로만 기억되었지만, 요즘 파주는 자연과 예술, 평화의 역사가 어우러진 감성 여행지로 일상을 떠나고 싶은 이들의 마음을 부른다.

 

가을에 찾은 파주는 그 풍경이 특별하다. 벽초지수목원에선 9월, 10월 연이어 펼쳐지는 가을꽃과 국화 축제가 여행의 시작을 밝힌다. 1000여 종의 꽃과 나무들이 계절의 변화를 노래하고, 26개 넘는 테마 정원은 산책하는 이의 취향을 넉넉히 품는다. SNS에는 형형색색의 정원 풍경과 그 앞에서 포즈를 취한 가족, 연인의 인증샷이 줄지어 올라온다. 걸음을 늦추면 바람 속 꽃내음과 잎사귀 스치는 소리가 묘하게 마음을 가라앉힌다.

사진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파주
사진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파주

이런 변화는 여행 동선을 자연스럽게 이어준다. 임진강을 건너는 파주임진각평화곤돌라는 평화와 분단, 그리고 일상의 풍경이 만나는 특별한 공간이다. 국내 최초로 민간인통제구역을 가로지르는 곤돌라에서 내려다보는 임진강, 장단반도, 자유의다리 풍경은 실감나는 역사 체험이 된다. 도착지에서는 도보다리나 평화정 같은 공간이 기다리고, 갤러리 그리브스에선 6.25 전쟁과 정전 사이의 이야기를 새삼스레 되새길 수 있다. 산책길을 따라 걷다 보면, 자연과 평화에 대한 실감이 한껏 커진다.

 

헤이리 예술마을은 파주만의 감성에 완주를 더한다. 건축가와 예술가들이 빚어낸 독특한 건물들이 골목마다 늘어서 있고, 그 안에는 다양한 박물관과 갤러리, 공연장, 서점들이 호기심을 자극한다. 가족, 연인, 친구 단위로 마을 곳곳을 누비며 체험 프로그램에도 참여하고, 계절을 닮은 창밖 배경에 감탄하는 표정들이 눈에 띈다. “이곳에서만 받을 수 있는 영감이 있다”는 여행자의 고백처럼, 예술과 자연을 동시에 누리는 경험이 파주만의 빛을 더한다.

 

전문가들은 “파주 여행의 본질은 평화와 예술, 그리고 자연의 여유를 같은 결에 담는 데 있다”고 표현한다. 커뮤니티 반응도 흥미롭다. “이번 가을엔 멀리 가지 않고 파주에서의 하루로 충분하다”, “예상치 못한 휴식과 영감을 동시에 얻었다”는 후기가 이어진다.

 

작고 사소한 변화지만, 파주에서 보낸 하루가 우리 안의 계절을 더 여유롭고 빛나게 바꾼다. 어쩌면 이 가을, 파주로 떠나는 감성 여행은 누구든 공감할 ‘나의 이야기’가 될지 모른다.

박다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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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벽초지수목원#헤이리에술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