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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유가 만든 체중관리 공식…손연재, 단백질·혈당 다 잡는 비결 주목

전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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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성 단백질과 혈당 관리 개념이 대중 건강 루틴으로 확산되는 흐름 속에서 전 리듬체조 국가대표 손연재가 자신의 체중 관리 비결을 공개하며 두유와 미숫가루 섭취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전문 의료·영양 플랫폼이 아닌 개인 유튜브 채널에서 소개된 내용이지만, 단백질 섭취량 조절, 혈당 스파이크 관리, 근육량 증대 목표 설정 등 최근 디지털 헬스케어와 영양 바이오 분야에서 강조하는 키워드와 맞닿아 있어 산업적 파장도 적지 않아 보인다. 업계에서는 인플루언서 식단 노출이 곧바로 기능성 식품 수요와 맞춤형 영양 서비스 성장으로 이어지는 ‘컨슈머 헬스 데이터 경쟁’의 한 단면으로 보고 있다.

 

손연재는 최근 자신의 채널을 통해 육아와 운동, 피부 관리, 광고 촬영 등 일상을 공개하면서 현재 키 165.7센티미터, 체중 48킬로그램, 근육량 19킬로그램 수준이라고 소개했다. 목표는 근육량을 20~21킬로그램까지 늘려 체중 50킬로그램을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상 속에서 그는 아침 운동과 함께 비타민 D, C, 엽산, 유산균을 챙겨 먹고, 식사를 건너뛴 날에는 두유를 대체 식으로 선택하는 모습도 담았다. 또 유당을 제거한 락토프리 우유 기반의 미숫가루 제품을 간식으로 섭취한다며 혈당 스파이크를 피하기 위해 아침이 아닌 간식 시간에 제한적으로 먹고 있다고 말했다.

손연재 루틴의 핵심으로 언급된 두유는 콩에서 추출한 식물성 단백질 음료다. 콩 단백질은 100그램당 약 36그램 수준의 단백질을 제공해 같은 양 기준 26그램 안팎인 소고기보다 단백질 밀도가 높다. 여기에 필수 아미노산인 리신, 루신 등이 고루 포함돼 있어 쌀, 밀 등 곡류 위주 식단에서 부족해지기 쉬운 아미노산 패턴을 보완하는 역할을 한다. 체중 감량과 동시에 근육량을 유지하거나 늘리려는 사람들에게는 열량 대비 단백질 효율이 높은 선택지로 평가된다.

 

콩에 풍부한 비타민 B군, 칼슘, 철분, 칼륨, 식이섬유 등도 두유를 통해 섭취할 수 있는 성분이다. 비타민 B군은 에너지 대사와 피로 회복에 관여하고, 칼륨과 식이섬유는 나트륨 배출과 콜레스테롤 저하를 돕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성분 조합 덕분에 두유는 동맥경화와 고혈압 등 심혈관계 질환 위험을 낮추는 데 보조적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이는 어디까지나 식습관 전체 맥락에서의 효과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설명이 따른다.

 

두유 단백질의 대표적인 기능성 성분으로는 이소플라본이 꼽힌다. 이소플라본은 구조가 여성 호르몬 에스트로겐과 유사해 에스트로겐 수용체에 결합할 수 있는 ‘식물성 에스트로겐’으로 분류된다. 폐경 전후 여성에게서 뼈 손실을 늦추고 골밀도 유지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일부 역학 연구에서는 이소플라본 섭취가 골다공증 위험을 낮추는 것과 연관성이 있다는 결과도 나온 바 있다. 한편 에스트로겐이 과다한 상황에서는 상대적으로 억제 역할을 해 유방암, 난소암 등 호르몬 연관 암의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보고도 축적되고 있다. 다만 인체 연구마다 설계와 결과가 달라, 예방 효과를 과장하기보다 ‘위험 조절에 보조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 정도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체중 관리 관점에서 두유가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혈당 관련 지표다. 두유는 당지수, 이른바 GI 지수가 낮은 편에 속해 혈당을 서서히 올리는 식품군으로 분류된다. 여기에 단백질과 식이섬유가 함께 들어 있어 포만감을 오래 유지시키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손연재가 미숫가루 제품을 두고 당 스파이크를 언급한 것처럼, 탄수화물 섭취 후 혈당이 급상승했다가 빠르게 떨어지는 패턴을 피하기 위해서는 GI가 낮은 식품과 단백질, 지방, 식이섬유를 적절히 섞어 섭취하는 전략이 중요하다는 설명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공유되고 있다.

 

다만 두유가 ‘좋은 음식’이라고 해서 무제한 섭취가 권장되는 것은 아니다. 하루 섭취량은 일반적으로 200밀리리터 한 팩 정도가 적정 수준으로 거론된다. 이미 두부, 콩밥, 된장 등 다른 콩류 음식을 함께 먹었다면 두유는 100밀리리터 정도로 줄여 전체 콩 단백질 섭취량을 조절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두유 제품 선택 시에도 당류와 향료, 안정제 등 첨가물이 최소화된 무가당 제품을 고르는 것이 기본 원칙으로 제시된다. 시중 가당 두유는 한 팩에 당류가 10그램 이상 들어가는 경우도 있어, 혈당과 체중 관리를 목표로 하는 소비자라면 성분표 확인이 필수라는 것이다.

 

건강 상태에 따라 주의해야 할 점도 분명하다. 콩에는 퓨린이 어느 정도 포함돼 있어 통풍을 앓고 있는 환자는 의사와 상담 후 섭취량을 정하는 편이 안전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또 이소플라본의 호르몬 유사 작용 때문에, 고용량 이소플라본 보충제를 장기간 복용하는 것은 권장되지 않는다. 일반적인 식품 수준의 두유와 콩 섭취는 대체로 안전하다고 평가되지만, 호르몬 관련 질환을 가진 환자라면 개인별 위험 요인을 반드시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헬스케어와 식품 산업에서는 손연재 사례처럼 인플루언서가 보여주는 일상 속 식품 선택이 곧 ‘데이터화된 건강 루틴’으로 소비되면서 기능성 음료, 락토프리 제품, 개인 맞춤형 단백질·영양 구독 서비스로 이어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AI 기반 영양 분석, 유전체 정보와 연계한 맞춤형 식단 제안 플랫폼이 확대되는 가운데, 두유와 같은 전통적인 식물성 단백질 식품이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 안에서 어떻게 재해석될지도 관전 포인트가 되고 있다. 산업계는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제품 설계와 함께, 과잉 섭취나 왜곡된 건강 상식을 막기 위한 정보 제공이 장기 성장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전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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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연재#두유#이소플라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