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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 수송기 일본 방공식별구역 무단 진입”…비상급유 과정서 한일 군사긴장 노출
정치

“공군 수송기 일본 방공식별구역 무단 진입”…비상급유 과정서 한일 군사긴장 노출

허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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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공군 수송기가 일본 방공식별구역(JADIZ)을 사전 통보 없이 진입하면서 일본 항공자위대 전투기가 긴급 출격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한일 군 당국의 소통 부족과 기상 악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양국 군사 협력 체계의 허점이 다시 한 번 드러났다.

 

군 당국에 따르면 7월 13일, 공군 C-130 수송기는 괌으로 훈련 이동 중 악천후를 만나 비상착륙을 위해 일본 오키나와현 가데나 미군 기지로 향했다. 그러나 비상 상황에서도 JADIZ 진입 사실을 일본 측에 사전 통보하지 못했고, 일본 항공자위대는 즉각 전투기를 출격시켜 대응에 나섰다.

방공식별구역은 자국 영공 접근 항공기의 조기 식별을 위한 선으로, 국제적 관행상 타국 방공식별구역 진입 시 사전 통보 절차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이번 C-130의 JADIZ 진입 과정에서 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절차가 누락됐다.

 

우리 군은 일본 측에 연료 보급이 급한 비상상황임을 설명해 수송기는 가데나 기지에 착륙, 급유를 마친 뒤 목적지인 괌으로 이동했다. 군 관계자는 "당초 일본 영공 통과 승인 없이 일본을 우회해 괌으로 향했다"며, "예상치 못한 기상 악화로 예정보다 더 많은 연료를 소모해 부득이하게 비상착륙을 시도했다"고 설명했다.  

 

정치권 일각에선 한미일 군사 공조 하에서 발생한 양국 군의 소통 부족을 비판하며 사고 재발 방지책 마련을 촉구했다. 군사 전문가들은 "방공식별구역 절차 준수는 한일 간 신뢰 유지의 기본"이라면서, 양국 간 실시간 군사 핫라인 등 시스템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국방부는 이번 사안에 대해 7월 24일부터 공군을 대상으로 감사를 실시하며 비상절차 및 외교적 대응 과정에 미비점이 없었는지 집중 점검 중이다. 한편 일본 현지 언론도 "JADIZ 무단 진입에 신속 대응했다"고 보도, 자국 공군 경계 태세를 강조하고 있다.

 

이날 불거진 비상 군사 소통의 약점과 정부의 감사 착수는 향후 한일 군사협력, 나아가 동북아 안보 구도에도 여진을 남길 전망이다. 국방부는 유사 사고 방지를 위한 종합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다.

허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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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공군#일본항공자위대#국방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