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디 8개 몰아쳤다”…이승민, US어댑티브 오픈 3년 연속 2위→장애 골프 새 이정표
숨죽인 마지막 퍼트와 함께 잔잔했던 록빌의 코스 위로 이승민의 이름이 다시 한 번 울려 퍼졌다. 버디 8개를 몰아치는 집중력, 그리고 12언더파 204타에 이르는 성적은 단순한 준우승 이상의 의미를 전했다. US어댑티브 오픈에서 3년 연속 정상 문턱을 두드린 그에게, 팬들은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10일 미국 메릴랜드주 록빌 우드먼트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제4회 US어댑티브 오픈 최종 라운드. 이승민은 3라운드에서 버디 8개와 보기 2개를 묶어 6언더파 66타로 경기를 마쳤다. 대회 합계 12언더파 204타. 이승민의 순위는 잉글랜드의 킵 포퍼트에 이어 공동 2위였다.

이번 대회 우승자인 킵 포퍼트는 1라운드에서만 11언더파를 기록하는 등, 압도적 경기력으로 최종 24언더파 192타를 적어냈다. 공동 2위와의 격차는 12타. 이로써 포퍼트는 US어댑티브 오픈 남자부 최초 3연패 기록을 세웠다. 미국골프협회는 이 업적이 타이거 우즈, 윌리 앤더슨, 칼 코프먼에 이어 역사적인 네 번째 3연속 우승임을 강조했다.
이승민은 2022년 US어댑티브 오픈 초대 챔피언에 올랐으며, 이후 3년 연이어 준우승의 아쉬움을 삼켰다. 자폐성 발달장애를 지녔음에도 2017년 한국프로골프 정회원 자격을 획득하며 국내외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2022년 US어댑티브 오픈 우승, 2023년 호주 올어빌리티 챔피언십 우승, 2024년 KPGA 투어 우리금융 챔피언십 공동 22위 등, 도전의 역사는 멈추지 않았다.
여자부 경기에서는 미국의 킴 무어가 16오버파 232타로 우승을 차지했고, 한국의 김선영은 31오버파 247타로 7위에 올랐다. US어댑티브 오픈은 다양한 장애를 지닌 골퍼들이 각자의 한계를 뛰어넘는 무대다.
이승민의 3년 연속 준우승 소식은 단순한 성적을 넘어, 꾸준함과 도전의 메시지를 다시 한 번 되새기게 한다. 장애를 넘어선 도전의 무대, 그 속에 담긴 진한 의지와 성장의 기록이 여름 골프의 한가운데를 따뜻하게 채웠다. US어댑티브 오픈의 모든 경기는 갤러리의 조용한 응원과 함께, 골프의 본질적 아름다움을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