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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훈 해병대 인권 진정 기각 경위·외압 의혹 정조준”…한석훈 인권위원, 해병특검 참고인 출석
정치

“박정훈 해병대 인권 진정 기각 경위·외압 의혹 정조준”…한석훈 인권위원, 해병특검 참고인 출석

권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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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인권위원회의 박정훈 해병대 수사단장(대령) 관련 긴급구제 신청 및 진정 기각 결정이 정치적 논란에 휩싸였다. 이명현 순직해병 특별검사팀이 17일 한석훈 인권위 비상임위원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하면서, 인권위 결론의 배경과 외압 의혹을 둘러싼 진실공방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날 오전 9시 32분께 서울 여의도 특검사무실에 출석한 한석훈 위원은 박정훈 대령의 긴급구제 신청 기각 이유, 김용원 위원이 입장을 바꾼 배경 등에 대한 취재진 질문에 별다른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통화 여부에 대해서도 “없다”고 일축했다. 특검팀은 한 위원을 상대로, 박 대령 긴급구제 기각 결정 당시 군인권소위 내에서 외압이나 부당한 영향력이 작용했는지 여부를 집중적으로 확인할 방침이다.

논란의 출발점은 2023년 8월 군인권센터가 박정훈 대령의 인권침해를 이유로 낸 긴급구제 및 진정 신청이었다. 이후 군인권소위(위원장 김용원 인권위 상임위원 겸 군인권보호관)는 같은 달 29일 두 청구 모두를 공식 기각했다. 이에 대해 김용원 위원은 신청 당일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과 통화한 뒤 기류가 바뀌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실제로 김 위원은 며칠 전까지만 해도 채상병 사건 수사자료 회수를 비판하는 인권위 성명을 냈던 터였다.

 

이와 관련해 지난 2일 박진 전 인권위 사무총장은 “김 위원이 갑자기 태도가 바뀌어 내부에서도 의아함을 느꼈다”며 “결국 이종섭 전 장관과의 통화가 결정적인 계기가 된 것 아니냐는 얘기가 있었다”고 밝힌 바 있다. 특검팀이 한석훈 위원까지 소환한 것은 당시 의사결정 과정 전반을 재점검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같은 날 특검은 또 다른 핵심 인물도 다시 불러 조사를 이어갔다. 국회 위증교사 혐의로 고발된 이른바 ‘멋쟁해병’ 회의방 전직 해병 이관형 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6일 만에 재소환한 것이다. 조사실에 들어서며 이 씨는 “위증교사 관련 조사는 거의 끝났다”고 언급했으며, “오늘은 구명로비 관련, 별건 조사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특검은 이종호 임성근 연결고리를 찾으려고 하는 것 같은데 내가 아는 바로는 그런 연결고리 없으니까 있는 그대로 얘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정훈 대령을 둘러싼 해병대 사망사건에서 촉발된 이번 인권위 논란 및 위증교사 의혹은 군과 정치권에도 파장을 미치고 있다. 향후 인권위와 군인권소위의 추가 참고인 조사 여부, 특검의 기각 결정 내막 규명 결과에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치권은 인권위 결론 및 외압 의혹을 둘러싸고 강경 대치를 이어가는 모양새다. 특검팀은 관계자 재소환 및 증거 확보에 집중하며, 향후 국회·정치권 공방에 불씨가 이어질 전망이다.

권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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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석훈#박정훈#이관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