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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감 1초 전까지 기다린다”…코레일 추석 승차권 예매, 서버 앞에 선 가족들의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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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감 1초 전까지 기다린다”…코레일 추석 승차권 예매, 서버 앞에 선 가족들의 긴장

서윤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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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이 다가올수록 가족이란 두 글자가 더 간절해진다. 그래서일까. 요즘엔 명절 기차표 예매가 가족을 위한 가장 치열한 미션처럼 느껴진다. 예전엔 현장에서 밤을 새워 표를 구했다면, 이제는 클릭 한 번에 모든 기대가 쏠린다.

 

17일 오전 코레일 홈페이지는 KTX 추석 승차권 예매 오픈과 동시에 수만 명이 한꺼번에 접속했다. 대기 화면에 숫자가 차오르고, 새로고침 한번에 모든 순서가 원점으로 돌아가기도 했다. 누리꾼들은 “떨리는 손으로 노트북 앞에 앉았다”, “대기 화면만 30분째”라며 분투기를 전했다. 실제로 이날 오전 11시 45분 기준 KTX, 새마을호, 무궁화호의 인기 구간은 이미 거의 매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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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오전 한때 2만 명이 넘는 인원이 홈페이지 앞에 대기했고, 몇몇 구간은 시작 4시간 만에 예매가 마감됐다. 추석 승차권 전쟁이 온라인으로 옮겨가며, ‘접속 지연=명절 스트레스’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코레일은 이날 서버 오류에 대응해 예매 시간을 오후 4시까지 3시간 연장하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이 흐름을 ‘가족 중심의 이동 본능’이라 해석한다. 소비 트렌드 분석가 이현경 씨는 “비대면이 기본이 된 시대에도 명절 이동만큼은 모두가 한 자리에 모이려는 감정을 놓지 않는다”고 표현했다. 그만큼 예매에 쏠리는 심리적 에너지도 크다는 설명이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결국 서버와의 싸움”, “표 한 장에 가족 행복이 달렸다”, “올해도 실패, 내년엔 꼭 성공하길” 등 응원이 가득하다. 누군가는 “엄마가 집에서 기다린다”는 말 한마디에 다시 새로고침 버튼을 눌렀다.

 

추석 열차표 한 장은 ‘귀향’이라는 전통만이 아니라, 각자에게 남은 가족의 시간, 그리고 그리움의 무게까지 실어 나른다. 승차권 예매는 단순한 클릭이 아니라, 우리의 명절을 완성하는 작고 치열한 의식이 됐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서윤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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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레일#ktx#추석승차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