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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젠슨 황, 1,440만 달러 자사주 매도 행보”…임원 연쇄 매각에 시장 긴장 고조→연말 대규모 매도 임박
국제

“엔비디아 젠슨 황, 1,440만 달러 자사주 매도 행보”…임원 연쇄 매각에 시장 긴장 고조→연말 대규모 매도 임박

정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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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실리콘밸리의 아침은 유독 크고 묵직한 발걸음으로 시작된다.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는 회색빛 사무실 앞에서 자신의 결단을 곱씹었을 법하다. 그가 최근 결행한 1,440만 달러 규모의 자사주 10만주 매각은, 단순한 투자 행위가 아니라 반도체와 인공지능(AI) 산업을 관통하는 깊은 굴곡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진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자료를 토대로 보면, 젠슨 황 CEO는 지난 20일과 23일, 10b5-1 계획에 따라 ‘엔비디아’ 주식을 시장에 분산되게 매각했다. 10b5-1 제도란, 거대 글로벌 기업의 수장들이 일정과 가격을 사전에 정해 공개적으로 매도를 예고하고 시장 영향을 줄이고자 고안된 장치다. 젠슨 황이 공개적으로 서명한 이번 매도 방침은 올해 3월 최종 확정되었고, 연말까지 그의 손을 떠날 600만주는 8억6,500만 달러, 한화로는 1조원이 넘는 거대한 수치다.

엔비디아 CEO 젠슨 황, 1,440만 달러 규모 자사주 10만주 매도…연말까지 600만주 매각 계획
엔비디아 CEO 젠슨 황, 1,440만 달러 규모 자사주 10만주 매도…연말까지 600만주 매각 계획

그의 매각 행렬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추가로 5만 주의 매도 계획까지 공개된 데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젠슨 황의 총 자산은 1,260억 달러, 세계 부호 12위에 오르는 수준에 이른다. 그가 지금껏 팔아치운 엔비디아 주식만도 19억 달러어치에 달하는데, 그의 재산 근간 역시 엔비디아의 성장과 궤를 같이해왔다.

 

시장에서는 엔비디아 임원진의 잇따른 주식 매도가 켜켜이 쌓이듯 불안의 그림자를 남긴다. 마크 스티븐스 이사 또한 이달 18일 60만 주를 8,800만 달러에 처분했고, 총 400만 주 매도 계획 아래 이미 200만 주 넘게 시장에 내놓았다. 다만 스티븐스의 매각은 10b5-1 계획에 의한 사전 공개는 아니었다는 점에서, 더욱 다양한 해석을 낳고 있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스티븐스의 자산 역시 98억 달러에 이른다.

 

증시 전문가들은 “임원진의 대량 매각이 이미 공시된 사안이며, 제도적 장치로 인해 급격한 투자 심리 위축을 초래하지는 않을 것”으로 진단한다. 그러나 수조 원대 주식이 연이어 시장에 풀릴 때, AI와 반도체 산업의 방향성, 글로벌 금융 흐름, 그리고 엔비디아의 기업 지배구조까지 복합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목소리도 높다.

 

올해 엔비디아의 주가는 AI 수요 폭증과 산업 전환기의 추풍에 힘입어 고공 행보를 이어왔다. 그 속에서 임원진 매각 변동과 함께 투자자들은 다시금 고심의 밤을 맞는다. 기술혁신 너머에 도사린 자본의 움직임이, 글로벌 반도체 시장을 재편할 작은 파동에서 거대한 격랑으로 번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앞으로 남은 임원진 매각 일정과 시장 반응, 그리고 엔비디아의 행보가 다시 한 번 자본 흐름과 AI 혁명의 심연을 비추는 거울이 될 것이란 전망이 조심스레 제기된다.

정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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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슨황#엔비디아#마크스티븐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