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관세협상, 조선·반도체·이차전지·바이오까지”…김용범, 국익 최우선 협상 방침 밝혀
막바지 한미 관세협상을 둘러싸고 정치적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대통령실이 공식 입장을 내놨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3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전략적으로 감내 가능하고 한미 간 호혜적인 성과가 가능한 분야를 중심으로 패키지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혀 주목된다.
김용범 실장은 “국익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최선의 노력으로 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외신이 미국 측의 ‘최선의 최종안’ 요구를 전한 데 대해 “협상 상대방은 항상 많은 것을 얻고자 그렇게 주장하기 마련”이라며 “정부는 명확한 원칙을 흔들림 없이 지키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는 과도한 양보 우려에 선을 그으면서도 협상 주도권 유지를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구체적으로 김용범 실장은 “조선 분야와 관련해선 보다 심도 있는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이어 “조선 외에도 대한민국이 강점을 가진 반도체, 이차전지, 바이오 등 분야도 실질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농축산물 관세에 대해서는 “기존 민감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며 “국익 최우선 원칙에 따라 협상 테이블에서 신중한 접근을 이어가고 있다”고 답했다.
대미 투자 규모 등 세부 협상 내용에 대해서는 “논의 과정에서 변동이 있을 수 있어 구체적으로 밝히기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앞에서 “관세는 내일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발언한 것과 관련해서도 “상대국을 특정한 것은 아니다”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등 재계 지도자들이 잇따라 미국을 방문하는 현상에 대해 김 실장은 “정부가 요청한 것은 없으며, 기업 스스로의 주요 사안에 따른 자발적 움직임”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대차는 자동차 관세가, 한화오션은 조선사업이, 삼성전자는 반도체 관세 논의가 각자 직접적으로 걸려 있다”고 부연했다.
김 실장은 “민간기업이 미국에서 쌓아온 네트워크가 의미 있다”며 “필요시 정부와 정보 및 관점을 공유하고, 우리를 대신해 현안의 중요성을 미국 측에 전달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정부 고위 당국자를 직접 만나는 것도 가능하며, 그 내용을 정부에 전달받기도 한다”고 언급했다.
한편 정치권 일각에서는 미국 측 요구에 수세적으로 끌려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지만, 대통령실은 원칙과 실리를 앞세운 협상 기조를 재확인하며 불안감을 진화하는 모양새다. 향후 국회와 정부는 관련 협상 결과를 바탕으로 이행 조치 및 추가 대응책 논의에 들어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