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거석 교육감 낙마 파장”…전북교육감 선거, 단일화 여부 놓고 진보·보수 격돌 예고
전북교육감 선거를 둘러싼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서거석 전북교육감이 6월 26일 대법원에서 교육자치법 위반으로 낙마하면서, 내년 6월 치러질 차기 교육감 보궐선거에 정치권과 교육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전북 교육계는 진보 진영의 단일화 여부와 교수 출신 교육감 전통이 이어질지에 대한 전망 속에 격렬한 경쟁 구도를 예고하고 있다.
대법원 2부는 이날 권영준 대법관 주심으로 서거석 전북교육감의 교육자치법 위반 혐의에 대해 벌금 500만원을 확정했다. 이 판결로 서 교육감은 직을 잃게 되었으며, 전북교육청은 사상 초유의 교육감 붕괴 상황에 직면했다.

내년 선거를 앞두고 도내 교육계에서는 이남호 전북연구원장, 천호성 전주교대 교수, 노병섭 새길을여는참교육포럼 대표, 김윤태 우석대 사범대 학장, 황호진 전 전북교육청 부교육감, 유성동 좋은교육시민연대 대표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특히 이남호 원장은 전북대 총장 출신으로, 서 전 교육감 낙마에 대비해 조직 정비와 교육정책 마련에 주력해왔다. 캠틱종합기술원과 전북창조경제혁신센터 이사장 등 사회적 경력도 쌓아온 만큼 가장 유력한 후보로 평가된다.
반면, 천호성 전주교대 교수는 지난 선거에서 진보 단일후보로 출마해 근소한 차이로 서 전 교육감에 석패한 경험이 있다. 15년간의 현장 교직 경험과 높아진 인지도를 바탕으로 강한 표심을 기대하고 있다. 노병섭 새길을여는참교육포럼 대표는 해직 교사 및 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전북지부장 이력에 더해, 사전에 진보 진영의 단일화 가능성을 높이며 조직 결집에 나섰다. 이미 전교조 내에서는 단일후보로 사실상 조율이 끝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선거에서 16%대 득표율을 기록한 김윤태 교수 역시 정책 싱크탱크 등 정치 활동 경험을 내세워 재도전을 타진한다. 황호진 전 부교육감도 2018년과 2022년 도전이 중도에 멈췄으나, 이번에는 움직임이 주목받고 있다. 유성동 좋은교육시민연대 대표는 교사 출신으로 도내 행사에서 존재감을 확장하는 중이다.
정치권의 초미 관심사는 진보 진영이 다시 한 번 단일 후보 체제를 유지할지 여부다. 최근 진보적 색채가 뚜렷한 천 교수와 노 대표 모두 출마 의지가 강해, 예년보다 단일화 과정이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내부 이견이 표출될 경우 표 분산 및 다자구도 형성이 불가피하다.
아울러 교수 출신이 20년 넘게 전북교육감 자리를 지켜온 전통에도 변수가 생길지 주목된다. 2004년 이후 교사 출신 교육감은 한 명도 없었기 때문이다. 도내 교육계 관계자는 “보수 성향으로 분류됐던 서 전 교육감의 정책에 도민이 어떤 평가를 내릴지가 또 하나의 변곡점이 될 전망”이라며 “여러 명의 유력 후보가 출마를 준비함에 따라 역대급 경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전북교육감 보궐선거는 내년 6월 전국동시지방선거와 맞물려 치러질 예정이며, 전북지역 교육 현안과 진보·보수 대결 구도가 향후 전체 지방교육 판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과 교육계는 남은 기간 후보 간 단일화, 정책 검증 등 치열한 경쟁 구도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