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가 수출 견인”…10월 역대 최대 실적 달성에 산업 반등 신호
10월 한국 수출이 반도체 호조에 힘입어 역대 10월 중 최대치를 기록했다. 고대역폭 메모리(HBM)와 더블데이터레이트(DDR)5 등 고부가가치 반도체 제품의 글로벌 수요가 8개월 연속 성장하면서 전체 산업 수출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반면, 미국의 대(對) 한국 관세 적용이 자동차 및 관련 부품, 철강 등 전통 제조업 분야의 수출 약세로 이어지며 격차가 뚜렷이 나타났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10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액은 595억7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6% 증가했다. 추석 연휴로 조업일수가 2일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일평균 수출은 29억8000만 달러를 찍어 역대 최고치 경신이라는 의미 있는 성과를 냈다. 여섯 달 연속 수출이 플러스 흐름을 유지하며, 산업계는 경기 반등 신호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특히, 반도체 부문의 성장이 두드러졌다. D램 가격 반등과 HBM 등 첨단 메모리 수출 증폭에 힘입어, 10월 반도체 수출은 157억3000만 달러로 25.4% 증가했다. 이는 해당 월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SSD 등 컴퓨터 부품도 9억8000만 달러(1.7% 증가)로 3개월 만에 플러스로 전환됐다. 선박(해양플랜트 포함)도 8개월 연속 성장하며 46억9000만 달러(131.2% 증가)를 기록했다. 석유제품도 전년 대비 12.7% 늘어나 38억3000만 달러로 두 달 래 증가세다.
반면, 자동차와 금속, 이차전지 등 주력 전통 제조 분야는 미국의 관세 부과와 조업일 감소가 겹치며 부진을 면치 못했다. 자동차 수출은 55억5000만 달러로 10.5% 감소했고, 자동차 부품 역시 18.9% 줄었다. 철강도 21.5% 감소한 22억5000만 달러, 이차전지는 14% 감소했다. 특히 미국 시장이 타격을 받으며 대미수출은 16.2% 줄어 9대 주요 수출지역 중 유일하게 두 자릿수 감소를 기록했다.
수출지역별로 보면, 중남미(99% 증가), CIS(34.4% 증가)는 플러스 성장을 기록한 반면 중국(-5.1%), 아세안(-6.5%) 등에서 소폭 하락했다. 대만에는 HBM 등 반도체 수출 호조 영향으로 46% 성장세를 보였다.
일각에서는 반도체 등 첨단 IT·바이오 품목 경쟁력이 육성되는 반면, 관세·수급 등 외부 환경에 더 취약한 제조 분야 경쟁력은 하방 압력이 커지고 있다고 본다. 미국의 관세 이슈에 대해 정부는 최근 한미 양국이 자동차, 반도체, 의약품 등 주요 품목의 관세 적용을 조율했다고 밝히며, 향후 세부 협의와 제도 확정에 따라 수출 환경 개선 여지가 가능할 것으로 해석된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10월에도 플러스 수출 흐름이 유지됐다며, 한미 관세 협상 합의로 주요 수출 품목의 불확실성이 부분적으로 해소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다만 업계에선 단기적 성과 외에도 구조적 산업전환과 교역환경의 지속적인 모니터링, 글로벌 리스크 대응 역량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산업계는 반도체 등 첨단 분야가 한국 수출 성장의 동력이 될지 주목하면서, 전통 제조업과 IT·바이오 신산업 간 구조적 균형이 장기 경쟁력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