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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후텁지근”…과천 시민들, 실내 피서지로 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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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후텁지근”…과천 시민들, 실내 피서지로 발길

송다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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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아침부터 푹푹 찌는 여름이 시작됐다. 한낮만 되면 숨이 막힐 것 같은 무더위는 이제 하루의 시작과 동시에 다가온다. 과천의 풍경도 예외는 아니다.

 

3일 오전 과천시는 이미 기온 28.1도, 체감온도 29.8도에 습도 75%를 기록하며, 이른 시간부터 불쾌지수까지 높아졌다. “밖에 나가기도 전에 땀이 흐른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바람도 잔잔해, 조금밖에 걷지 않아도 얼굴이 금세 달아오른다 보니 시민들 사이에선 ‘실내 피서’가 일상처럼 자리잡았다.

사진 출처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서울대공원
사진 출처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서울대공원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기상청은 과천 지역에 폭염특보와 함께 온열질환 주의보를 알렸고, 실제 체감온도는 낮 동안 31도 근처까지 오를 전망이다. SNS에는 “오늘도 도서관 피신 가요”, “서울대공원 미술관 덕분에 한나절은 잘 견뎠다”는 사연이 부쩍 늘었다.

 

전문가들은 실내 피서지 선택이 더이상 임시방편이 아니라, 건강과 삶의 효율을 높이는 ‘여름 생존법’이라 부른다. 박도연 소장(도시문화연구소)은 “과천처럼 녹지가 많은 도시라도 폭염 땐 실내 문화시설의 치료적 효과가 크다. 아이와 어른 모두 쾌적한 곳에서 여유를 찾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실제로 국립과천과학관의 천체관·자연사관, 그리고 과천시정보과학도서관 등은 이 시기 필수 코스처럼 사랑받는다. 한 시민은 “과학관에서 신기한 전시도 체험하고, 도서관 창가에 앉아 책을 읽기도 한다”며 “여름의 피로가 조금은 덜해지는 기분”이라 표현했다. 서울대공원 미술관도 햇살이 한풀 꺾인 이른 아침과 늦은 오후 중심으로 조용한 휴식처가 되고 있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이제 야외 나들이보다 실내 투어가 기다려진다”, “여름은 문화생활에 집중하기 딱 좋은 계절”이라는 의견이 늘었다. 그러다 보니 작은 공연이나 전시, 책 한 권에 마음을 쏟는 사람들이 더 많아졌다.

 

여름 나기 방식도 달라졌다. ‘견디는 계절’이 아니라, 오히려 평소 누리지 못한 실내 문화와 휴식을 깊이 경험하는 시간으로 바뀌었다고 느끼는 이들이 많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송다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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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천#국립과천과학관#서울대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