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1순위 선택”…박준현, 키움 미래→18번 유니폼 입고 새 출발
서울 송파구에서 펼쳐진 2026 KBO 신인 드래프트 현장은 선수와 가족, 팬들 모두 숨죽이며 지켜본 긴장과 설렘의 공간이었다. 순간순간 이름이 불려 나올 때마다 미래가 바뀌는 운명의 시간, 전체 1순위의 영광이 천안북일고의 박준현에게 돌아갔다. 마운드를 지배했던 오른손 강속구가 이제 프로야구 새 무대를 향한 첫 걸음을 내딛었다.
키움 히어로즈는 최고 시속 157㎞의 박준현을 전체 1순위로 선택하며 새로운 팀의 중심 자리를 내주었다. 구단이 직접 준비한 등번호 18번 유니폼을 받아든 박준현의 환한 표정에서는 긴장감보다는 확신과 자신감이 스며 나왔다. 그는 초등학교 시절부터 이어 온 등번호 18번에 대한 애착을 다시 한 번 드러냈다. 박준현은 “아버지께서도 18번을 다셨고, 저 역시 소중한 번호다. 구단에서 배려해줘 감사하다”고 밝혔다.

박준현은 고교 시절부터 ‘고교 빅3’로 꼽히며 이미 메이저리그 스카우트 사이에서도 주목받았다. 김성준, 문서준과 함께 자신의 이름을 알렸지만, 보다 많은 경험과 성장을 위해 국내 잔류를 결정했다. 그는 “아직 배워야 할 부분이 많다”며 “KBO에서 먼저 경험을 쌓고 싶다”고 진지하게 말했다.
프로무대에 입문하며 박준현이 롤모델로 손꼽은 선수는 같은 소속팀 안우진이다. 그는 “안우진 선배에게 직접 DM을 보낸 적이 있다. 국내에서 먼저 뛰는 것이 맞는 결정이라는 조언을 들었다”며, “경기 내용, 모든 점을 배우고 싶다”고 선망을 드러냈다.
드래프트를 앞두고 불거진 학교 폭력 의혹에 대해 박준현은 “무혐의를 받았기에 드래프트에 참가할 수 있었다. 떳떳하게 임했다”고 설명했다. 야구 실력뿐 아니라 인성 면에서도 스스로를 더욱 단련하겠다고 강조한 박준현의 각오가 묵직하게 전해졌다.
현장에서 아들의 호명이 끝나는 순간, 박준현의 아버지인 박석민 전 두산 베어스 코치는 흐르는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프로야구 선수 시절 이상의 감격이었다며 “아들의 노력이 보상받는 순간을 보는 것만으로도 벅차다”는 소회를 털어놓았다.
2025시즌이 시작되면 박준현은 키움 히어로즈의 새로운 18번으로, 이제 팀의 미래를 짊어질 투수로 자리매김한다. 체크무늬 셔츠 위에 유니폼을 덧입고 웃음지은 신예 투수의 각오는 팬들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졌다. 박준현의 첫 도전은 스포츠를 사랑하는 이들에게, 내일을 꿈꾸는 모든 이들에게 작은 격려와 울림을 남겼다.
박준현이 프로야구 무대를 처음 밟는 순간부터 살아날 숨결은 내년 시즌 키움 히어로즈의 새로운 희망이자, 그가 펼쳐갈 서사의 시작으로 남게 된다. 2025년, 박준현은 등번호 18번을 단 채로 키움의 미래를 열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