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식 로테이션 가동”…이범호 감독, 네일 제외→KIA 7연승 속 장기전 전략
짧은 휴식에는 그만한 의미가 머문다. 연승 열기의 중심에서조차 이범호 감독의 시선은 무더운 여름을 지나 더욱 먼 곳을 향하고 있었다. 승부의 열기가 가시지 않은 벤치의 풍경 속, KIA 타이거즈는 현실의 달콤함보다 장기전을 선택했다.
KIA 타이거즈는 24일 고척스카이돔에서 펼쳐진 키움 히어로즈와의 2025 프로야구 경기에서 선발 투수 네일을 1군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7연승의 거침없는 흐름 속에서 내린 이범호 감독의 결정은, 단순한 로테이션 변화가 아니라 후반기와 포스트시즌을 내다본 깊은 전략의 결과였다.

경기 초반, 선발 한 자리가 비었음에도 KIA는 조급함 없이 경기를 풀어나갔다. 이범호 감독은 “지금 네일이 체력적으로 가장 힘든 시기다. 지난해에도 충분한 휴식 후 컨디션이 오른 경험이 있다”며, 재충전의 가치를 강조했다. 네일은 향후 열흘간 휴식을 취하며 몸을 재정비하고, 이후 짧은 등판 후 올스타 브레이크에 맞춰 또 한 번의 긴 휴식을 거치게 된다. 이범호 감독은 “한 차례보다 두 번 나눠 휴식을 주는 것이 부담이 적다”고 말했다.
네일의 빈자리는 김건국이 채울 예정이며, 팔꿈치 수술을 마친 이의리 또한 퓨처스리그 실전 등판을 준비하고 있다. 이의리는 후반기 합류를 앞두고 있어 KIA 선발진의 무게감이 더욱 두터워질 전망이다. 포스트시즌을 겨냥한 이범호 감독의 체력 관리 전략은 네일뿐 아니라 전체 선발진에도 적용된다. 감독은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다른 투수들도 충분한 휴식을 가질 수 있다”고 밝혔다.
타선에서도 김도영과 김선빈 등 주요 선수들의 복귀가 임박했다. 특히 3루수 부문 올스타 투표 1위를 기록한 김도영은 아직 정상 출전이 어려워, 감독 추천을 통해 대체 선수가 올스타전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이범호 감독은 나눔팀 지휘봉을 잡으며, LG 트윈스 김현수의 16번째 최다 경기 출전을 지원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큰 기록이 걸려있는 만큼 기회를 주고 싶다”고 말하며, 기록의 순간에 힘을 보탤 방침이다.
KIA는 7연승의 기세를 바탕으로 후반기와 포스트시즌을 위한 장기전 체계를 가다듬고 있다. 다음 경기부터는 부상 복귀자와 선발진의 두터운 라인업이 더욱 힘을 실을 예정이다.
쩍쩍 갈라진 여름 하늘 아래, 누군가는 더 먼 가을을 꿈꾸며 오늘도 묵묵히 벤치를 지킨다. 이들의 준비와 숨은 시간들이 결실로 이어질 수 있을지. KIA의 다음 경기는 팬들의 함성이 모이는 가운데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