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2,920선 돌파”…코스피, 기관 대규모 매수 속 원전·조선주 질주하며 상승 탄력
경제

“2,920선 돌파”…코스피, 기관 대규모 매수 속 원전·조선주 질주하며 상승 탄력

한지성 기자
입력

하늘 높은 6월의 한가운데, 서울 여의도 증시는 한결같은 리듬감으로 오전장을 열어젖혔다. 12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4.62포인트 오르며 2,921.66을 기록해, 2,920선에 단단히 안착한 모습을 보였다. 기관의 단단한 매수세가 지수의 발걸음을 이끌었고, 원전·조선업종 관련 종목들이 봄물처럼 상승해 장의 온도를 충분히 데웠다.

 

이날 코스피는 장 초반부터 희미한 강세의 불씨를 지폈다. 2,909.99로 출발한 지수는 2,926.14까지 오르내리며, 전체적으로 상승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장중 외국인은 최근 이어온 매수에서 순매도로 자세를 바꿨지만, 기관은 517억 원에 달하는 순매수를 집행하며 시장의 견고함을 입증했다. 개인 투자자 역시 436억 원가량을 순매도했다. 코스피200선물시장에서는 외국인이 2,203억 원의 매수 우위를 보이며 현물과 달리 파생시장에서는 매수세가 부각됐다.

코스피 2,920선 강세…기관 매수에 원전·조선주 상승
코스피 2,920선 강세…기관 매수에 원전·조선주 상승

업종별로는 원자력 에너지와 조선, 방위산업계가 눈부신 존재감을 보였다. 두산에너빌리티는 5.68% 상승을 기록했고, 한전기술, 한전산업, 한전KPS는 각각 28.29%, 25.22%, 18.57%의 급등세를 나타냈다. 조선 관련 주요 기업인 한화오션이 7.93%, HD현대중공업이 2.27%, HD한국조선해양이 2.39% 오르며 업종 전반에 긍정의 바람을 불어넣었다.

 

반면, 정보기술과 일부 바이오 대형주는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SK하이닉스는 미세한 0.21% 상승을 보였으나, 삼성전자 0.67% 하락, 현대모비스 1.04% 하락 등 주요 대형주들은 대체로 약세에 머물렀다. 건설(5.30%), 기계장비(3.80%), 전기가스(3.54%) 등은 업종 전체가 흥분의 물결을 맞았지만, 종이목재(-1.75%), 제약(-0.75%), 의료정밀기기(-0.48%) 등은 소폭 내렸다.

 

코스닥 시장은 차분한 강세 속에서 조용한 에너지를 품었다. 오전 788.70으로 0.31% 올랐으며, 개인과 기관이 각각 354억 원, 223억 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578억 원의 매도 포지션을 택했다. 에코프로비엠(4.00%), 에코프로(2.36%) 등 이차전지주가 주목받았고, 신성델타테크(21.04%), 젬백스(7.39%), HPSP(4.15%)가 선명한 급등세를 나타냈다.

 

특히 남북 대북 확성기 중단,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북미대화 재개 시사 등 지정학적 안도감이 남북경협 관련주에도 온기를 불어넣었다. 아난티(24.26%), 좋은사람들(16.71%), 제이에스티나(6.44%) 등이 두드러진 강세로 마감했다.

 

다만 변동성의 그늘도 힘을 뺐다. 전일 20% 가까이 상승했던 실리콘투는 8.09% 하락했으며, 에스엠(-1.07%), 클래시스(-1.16%) 등은 소폭 저조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기관의 매수세가 지수에 일시적 우위를 제공하지만, 외국인 수급 변동과 업종 편차가 적잖은 영향을 미친다”며 “투자자들은 원전, 조선, 남북경협 같은 테마별 흐름과 글로벌 정책, 지정학 변수에 좀 더 세심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전했다.

 

이제 시장은 차분하면서도 들뜬 감정 속에서, 지정학적 완화의 결실과 업종별 호재가 이어질지를 조용히 기다리고 있다. 코스피는 견고한 지지선을 되찾은 만큼, 이번 랠리가 일시적 반등일지 경제 체력 회복의 신호일지 앞으로 나올 추가 경제지표와 정책 변화 속에서 투자자들은 또 한 번의 판단을 앞두게 됐다.

한지성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코스피#원전주#기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