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도 90%의 흐린 하루”…일산 사람들, 무더위와 잦은 비에 적응하는 법

요즘 경기도 일산에서는 구름 가득한 하늘과 후텁지근한 공기가 일상이 됐다. 예전에는 뙤약볕 아래 내리쬐는 여름이 익숙했지만, 이제는 흐린 하늘과 90%에 달하는 습도가 새로운 풍경이다.

흐린 날이 이어지는 일산의 골목과 버스 정류장마다, 작은 우산을 챙긴 시민들이 눈에 띈다. 더 바람이 불지 않고, 오후가 되면 미세하게 달라 붙는 옷감에 불편함이 늘었다는 SNS 인증글도 넘친다. 직장인 이승재 씨는 “요즘은 아침부터 찝찝한 느낌에 우선 차가운 물 한 잔을 찾게 된다”며 “습도가 높으니 에어컨보다 가벼운 샤워와 자연풍을 선호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7월 1일, 일산의 낮 최고기온은 27도로 높지 않지만, 습도가 90%까지 오르면서 체감온도는 31도를 기록했다. 오후 6시 이후로는 30%의 비 소식이 예보돼 장시간 외출 시 우산 지참이 권장된다. ‘관심’ 단계의 폭염 경보가 발령된 만큼 건강관리에 더욱 신경써야 한다.

기상청 관계자는 “습도가 높으면 체온 조절이 어려워지고, 불쾌지수까지 급격히 올라갈 수 있다”고 조언한다. 같은 온도라도 습기가 많으면 더 덥게 느껴지는 만큼, 물 섭취와 가벼운 옷차림, 충분한 휴식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요즘은 장마철 감성이 옷장에도 반영된다”, “습기가 심해지니 모두가 부쩍 무기력해진 듯하다”, “예전엔 비 소식이 반가웠는데, 이젠 매일 챙기는 우산이 의례적”이라는 목소리가 이어진다.

이런 일상의 변화에는 계절뿐 아니라, 점점 더 익숙해지는 우리만의 여름 살기 방식이 담긴다. 언뜻 사소한 준비 같지만, 가벼운 우산과 물 한 잔, 시원한 옷차림이 올여름의 리듬을 새롭게 만든다. 장마 속 흐릿한 하루, 오늘 우리의 선택이 더운 계절의 표정을 바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