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관세 충격”…현대차, 2분기 매출 신기록→이익성 악화
현대차가 미국의 자동차 관세 인상이라는 복합적인 외부 리스크 속에서도 2025년 2분기 사상 최대의 분기 매출을 달성했으나, 영업이익은 5년 만에 두 자릿수 감소율을 기록했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친환경차의 견조한 성장세와 더불어 금융 부문의 실적 개선, 환율 효과가 수익성 방어를 시도했으나, 미국의 25% 관세 여파가 본격적으로 반영되면서 본연의 이익성 악화가 불가피하게 드러났다는 분석이다.
현대자동차가 24일 발표한 2025년 2분기 실적에 따르면, 연결 기준 매출은 전년 대비 7.3% 증가한 48조2,867억 원으로 집계돼 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반면 동기간 영업이익은 3조6,016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5.8% 감소했다. 영업이익률 역시 7.5%로 나타나 2020년 3분기 이후 처음으로 10%대 감소세를 기록했다. 미국 시장에서 관세가 상승한 4월 이후, 현대차는 현지 판매가격을 동결했으나, 인센티브와 판촉비 상승, 경쟁 심화 등의 비용 부담이 실적에 압박을 가한 모양새다.

글로벌 시장 판매도 전년 대비 0.8% 늘어난 106만5,836대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국내 판매는 팰리세이드, 아이오닉9 등 신차효과에 힘입어 1.5% 증가한 18만8,540대를, 해외 시장에서는 87만7,296대로 0.7% 신장했다. 특히 관세 시행 전 미국에서의 판매량이 3.3% 늘어난 26만2,305대에 달하며, 대미 수요 선반영 효과가 부각됐다. 주목할 점은 글로벌 친환경차 판매가 전기차(EV) 중심으로 36.4% 큰 폭의 성장세를 보였다는 점이다. 2분기 친환경차 총판매대수는 26만2,126대로 집계됐으며, 하이브리드 라인업 확장과 유럽 내 전기차 점유율 확대가 이 같은 성장세를 이끌었다.
하지만 현대차는 미국 통상 환경 변화와 신흥국 경기 둔화, 경영비용 부담 증대 등 복합적 리스크가 올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엔화 약세, 글로벌 자동차 수급불균형, 원자재 가격 변동 등 외생 변수의 불안 요인도 상존한다는 평가다. 그럼에도 현대차는 연초 제시한 경영 가이던스를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고, 미국 정부의 추가 관세 정책 발표 시 신속하고 체계적으로 대응해 손익 리스크를 최소화하겠다고 공식 밝혔다. 한편, 주주 가치 강화 방안의 일환으로 올해 2분기 주당 배당금을 전년보다 25% 인상함으로써 주주환원 정책 역시 변함없이 이행한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현대차가 친환경차 중심의 상품경쟁력 강화와 경영 혁신을 바탕으로, 거시적 위기 국면 속에서도 성장 모멘텀을 잃지 않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다만 미국 등 주요 시장의 관세 정책 변화와 글로벌 수요의 변동성이 심화되는 만큼, 향후 수익성 방어 및 중장기 전략 수립에 있어 한층 정교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