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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섭 해병특검 첫 출석”…‘호주 도피 의혹’부터 윤석열 겨냥 수사 본격화
정치

“이종섭 해병특검 첫 출석”…‘호주 도피 의혹’부터 윤석열 겨냥 수사 본격화

강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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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상병 순직 사건을 둘러싼 외압·은폐 의혹 중심에 선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특별검사팀에 처음 출석하며 정치권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사건 담당 최상위 책임자로서 이 전 장관의 소환 조사는 지난 7월 2일 특검 출범 후 77일 만이다. 범정부적 논란이 번지던 채상병 사건 수사의 핵심 단초이자, 윤석열 전 대통령이 연루됐다는 의혹이 정국의 새 뇌관으로 부상하는 국면이다.

 

이 전 장관은 2025년 9월 17일 오전 10시 수사팀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했다. 특검팀은 우선 ‘호주 도피성 출국’ 논란을 둘러싸고 그가 주 호주대사에 임명된 배경과 출국, 귀국, 대사직 사임 과정 전체를 면밀히 추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3월, 이 전 장관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 선상에 오르며 출국 금지 조처를 받았으나, 불과 나흘 만에 금지 조치가 해제된 뒤 곧바로 출국해 논란을 증폭시킨 바 있다. 이후 여론 악화 속에 방산 협력 공관장회의 참석을 명분 삼아 11일 만에 귀국, 호주대사직에서 사임했다는 점이 도피성 출국 의혹에 불을 지폈다.

특검팀은 채상병 사망 당시 국방 사무를 총괄했던 이 전 장관의 행적이 사건 진상 규명의 최대 변수로 작용한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이 전 장관은 ‘VIP 격노설’이 불거진 직후 윤석열 전 대통령으로부터 사건 관련 전화를 받은 사실을 인정, 대통령실 유선전화 발신 번호까지 드러나며 수사 외압 의혹의 정점에 올라 섰다. 이에 대해 그는 기존 의견서를 통해 “VIP 격노 회의 직후 윤 전 대통령에게 전화를 받았다”고 진술했다. 대통령실 차원의 직접적 개입 의혹에 정치권 반향도 커지는 상황이다.

 

이와 별개로, 특검팀은 최근 신범철 전 국방부 차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세 차례 소환해 대통령실과의 논의 여부, 초동 수사 기록의 이첩 보류와 회수 과정 등을 집중 추궁했다. 이종섭 전 장관 역시 오는 23일에는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피의자 신분으로 재차 소환될 예정이다. 특검은 최소 세 차례 이상 이 전 장관 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수사가 본격적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을 향하게 될지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여권 관계자들은 “수사 확대가 자칫 정권 책임 공방의 틀로 번질 수 있다”며 우려를 표하는 반면, 야권은 “대통령이 직접 외압을 행사했는지가 밝혀져야 한다”며 강경 대응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채상병 순직 사건을 둘러싼 특검 수사가 이 전 장관 조사를 계기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잇따른다. 여야 모두 ‘진상 규명’과 ‘정치적 책임’ 논란을 두고 정면 대립을 벌이고 있어 향후 정국 격랑이 예고되는 모양새다. 특검팀은 주요 참고인 및 피의자 조사 후 구체적 수사진행 상황을 추가로 발표할 방침이다.

강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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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섭#특검#윤석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