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테크로 진격”…의료기기 업계, 반려동물 시장 공략 가속
의료기기 기술이 반려동물 산업의 판도를 빠르게 바꾸고 있다. 국내외 의료기기업계가 성장 중인 반려동물 시장에 본격 진출하면서, 진단·치료부터 진료지원과 관리까지 첨단화된 서비스·제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업계는 이번 트렌드를 ‘펫테크 경쟁의 신호탄’으로 해석한다.
최근 GE헬스케어 코리아는 동물 이첨판 폐쇄부전증(MMVD)의 조기 진단 및 치료 기술을 국내 수의 전문의들을 대상으로 웨비나를 통해 공개했다. 특히 자사 영상진단 장비와 맞춤형 솔루션을 접목, 최소침습적 경카데터 이첨판 교정술(TEER) 등 최신 임상기술의 실제 적용 사례를 소개했다. 이첨판 폐쇄부전증은 전체 반려견의 10% 이상에서 나타나는 대표적 심장 질환으로, 조기 진단과 맞춤치료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체외진단 전문기업 수젠텍은 동물 알러지 진단을 겨냥한 면역진단 키트 개발을 마쳤다. 동물헬스케어 기업 포스트바이오와의 협업을 통해 177종 급성·120종 지연성 등 국내 최다 수준의 알러지 항원 검사 서비스를 마련한 것. 실험실은 물론 일선 동물병원에서도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소형화와 자동화를 구현해 기존 대형 진단장비 대비 접근성을 높였다. 수젠텍은 “체외진단 기술을 통해 반려동물의 삶의 질까지 높이겠다”는 전략을 제시했다.
동물병원 관리솔루션 분야에서는 우리엔이 AI 기반 진료지원 서비스 ‘우리엔 AI’를 공개하며 경쟁력을 과시했다. 클라우드 EMR(전자의무기록)과 건강검진 플랫폼을 연계, 진단 데이터 자동 요약·리포트화, AI 실시간 음성 분석 등 병원 현장의 실효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수의사들은 반복 입력 없이 진단 정보를 즉시 보호자에게 공유할 수 있으며, AI가 실시간으로 상담 내역을 정리하는 ‘위보이스’ 기능까지 선보였다.
특히 펫테크의 확산은 기존 병원진료 중심의 의료기기 산업 패러다임을 진단·예방·관리로 확장시키고 있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진단키트·원격진료·AI 기반 플랫폼이 개인화 의료에 적용 중이며, 반려동물 건강 데이터 축적과 맞춤형 치료가 중요한 시장의 변수가 되고 있다.
반려동물 헬스케어 부문은 개인정보 보호, 진단 신뢰성, 수의사 면허·관리 등 규제 이슈도 함께 부상 중이다. 국내에서는 식약처가 동물용 진단기기 인증을 담당하며, 데이터 활용 및 AI 진료지원의 법적 기준 논의가 시작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반려동물 기술 시장이 본격 성장 단계에 돌입했다”며 “AI·진단 자동화 기반 서비스가 수요자 편의성과 의료 현장 효율화에 기여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평가했다. 산업계는 이번 기술들이 실제 동물병원과 소비자 시장에서 얼마나 빠르게 확산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