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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자생종 참당귀, 미국생약규격 등재”…식약처, 수출 교두보 넓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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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자생종 참당귀, 미국생약규격 등재”…식약처, 수출 교두보 넓힌다

전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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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자생종인 참당귀가 미국에서 공식적으로 그 기준과 품질이 인정받는 계기를 마련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산하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은 미국약전위원회(USP)와의 공동연구 성과로, 국내 참당귀가 처음으로 미국생약규격집(HMC)에 등재됐다고 밝혔다. 미국생약규격집은 미국 내 생약 원료의 품질 및 표준을 규정하는 대표적 기준서로, 해외 진출을 노리는 국내 제약·생약산업계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이번에 등재된 참당귀는 우황청심원 등 한의학에서 주요 원료로 쓰이는 품목이다. 미국생약규격집에 품목이 실리면 해당 원료가 포함된 제품을 미국에 수출할 때 품질 기준 충족을 공식적으로 인정받는 셈이다. 이는 미국 시장 진출 과정에서 요구되는 규제 및 품질 심사를 단축할 수 있어, 국내 한방·생약 기반 제약사의 수출 확대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해준다.

기술적으로 미국생약규격집 등재는 원료의 과학적 품질 관리 기준 충족, 국제 표준화, 원료 신뢰도 향상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참당귀의 주요 성분 함량, 불순물 검출, 재배와 가공 이력 등 다양한 평가 요소가 글로벌 무대에서 투명하게 인정받는 것이다. 이는 기존에는 한약 처방 위주의 내수 중심이던 생약산업에 국제 인증 기반 수출 경쟁력이라는 새로운 가치를 더해준다.

 

또한 생약 품질 경쟁에서 미국, 유럽 등 제도권 시장 진입이 까다로웠던 점을 고려할 때 이번 등재는 표준화된 한방 원료의 가능성을 확대한 사례다. 미국뿐 아니라 글로벌 생약·자연의약품 산업에서 품질 기준서 등재 실적은 경쟁사 대비 우위 확보와 새로운 시장 개척의 신호탄이 된다.

 

시장 확장 측면에서도 기대감이 크다. 참당귀·연교 등 국내산 생약 원료를 활용한 우황청심원(뇌졸중), 은교산(기침·두통) 등의 제제 수출 문턱이 낮아지게 된다. 실제 주요 제약사 및 한약 업계는 글로벌 공급망 내 신뢰도 상승, 미국 내 소비자 및 의료 현장 채택 확대 등 파급효과를 주목한다.

 

미국약전 상 등재는 까다로운 심사 절차와 품질 검증이 수반된다. 이에 따라 식약처는 업계와의 협력, 지속적 원료 데이터 구축, 국제 기준 부합 시험법 개발 등 후속 전략도 병행하고 있다. 이러한 인증 체계 확보는 미국 FDA의 건강기능식품·생약 제품 인허가 가이드라인을 통과하는 데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이번 참당귀 등재가 단일 품목에서 그치지 않고, 국내산 천연물 생약의 글로벌 시장 신뢰도와 수출 경로 다변화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고 평가한다. 김현정 광동제약 천연물의약R&D센터장은 “등재 자체가 생약 산업 활성화의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진단하며, 강석연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장은 “업계와의 유기적 협력 및 등재 확대를 통해 국제 품질 경쟁력을 갖춰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산업계는 이번 성과를 계기로 국내 생약 원료가 국제 시장에서 얼마나 제도적으로 안착할 수 있을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기술과 규제의 조화, 글로벌 기준에 맞는 품질 혁신이 앞으로 생약·천연물 산업 도약을 좌우할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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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처#참당귀#미국생약규격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