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무역협상, 국익 중심으로 담판”…구윤철, 베선트 미 재무장관과 조선업 등 협력 강조
무역관세 유예 시한을 앞둔 한미 양국의 통상 협상 테이블이 다시 긴장 국면을 맞았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9일 미국 워싱턴DC에 도착해, 상호관세 부과 유예 종료 시점을 하루 앞두고 미 행정부와 최종 협상에 돌입했다. 이 과정에서 양국의 경제협력 사업, 특히 조선업 등 한미 산업의 이해 증진이 핵심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구윤철 부총리는 이날 워싱턴DC 인근 덜레스 국제공항에서 취재진을 만나 “한미 무역협상에서 가장 중요한 의사 결정을 하는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을 만나러 왔다”며 “조선 등을 포함해 한미 간 경제협력 사업에 대해 잘 설명하고, 국익 중심의 협상을 하겠다”고 밝혔다. 베선트 장관과의 면담은 31일로 예정됐다.

정부는 기존에 관세 인하를 둘러싸고 일본·유럽연합(EU)과 미국이 타결을 이룬 전례에 주목하고 있다. 일본과 EU는 양자 협상에서 각각 기존 상호관세 25%, 30%를 15%까지 낮추는 데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구 부총리는 “최선을 다해 협상을 잘하겠다”고 짧게 답변하며, 25%에서 15%로 낮추는 것을 직접 목표라고 언급하지는 않았다.
그는 또 “한국이 준비한 프로그램, 그리고 한국의 상황을 잘 설명하겠다”며 “한미 간 경제 협력을 할 사업에 대해서도 잘 설명하고, 국익을 중심으로 하되 양국 간 상호 이익이 될 수 있는 분야로 협상이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 등 한국 통상팀이 미국과 스코틀랜드를 왕래하며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 대표 등과 실무 조율을 벌였다. 이에 대해 구 부총리는 “미 상무부에 한국과 협력하면 미국도 아주 큰 이익을 가져갈 수 있다는 점을 그간 더 설명했고, 미국의 이해가 좋아졌다고 본다”며 현지 협상팀의 진전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면서 “총력 대응을 통해 좋은 성과가 있게 하겠다”고 덧붙였다.
다만 미국과의 협상에서 한국의 대미 투자액 상향과 반도체·의약품 등 품목관세 협상 가능성에 대해서는 “상황을 좀 파악해봐야겠다”,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구 부총리는 당초 25일 예정됐던 ‘2+2 통상 협의’ 일정이 베선트 장관의 일정 변동으로 연기된 탓에, 29일 입국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베선트 장관은 현재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중국과 고위급 회담을 마치는 대로 워싱턴DC에 복귀해 구 부총리와의 마지막 담판에 임할 예정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한미 간 관세 협상 결과가 국내 산업계와 투자환경에 막대한 파급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일본, EU 사례처럼 대폭 인하가 이뤄질지, 아니면 미국 측의 미국 우선 기조가 관철될지에 관해 민감한 시선이 쏠린다.
정부는 31일 한미 재무장관 회담 이후 협상 결과를 신속히 점검한 뒤, 관련 정책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