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스테이블코인 시장 연다”…위메이드, 블록체인 신성장 모색
원화 스테이블코인 기술이 국내 블록체인 산업의 도약 신호탄이 되고 있다. 위메이드는 최근 위믹스 해킹 사고와 상장폐지라는 연이은 위기를 겪은 뒤, 기존 게임 중심의 블록체인 사업에서 벗어나 ‘원화 스테이블코인’ 시장 개척으로 산업 내 파급력에 주목받고 있다. 업계는 위메이드의 전략 변화를 ‘국내외 스테이블코인 경쟁의 분기점’이 될 계기로 보고 있다.
위메이드는 18일 ‘프로젝트 스테이블 원(PROJECT STABLE ONE)’ 행사를 열어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사업 공식 진출을 선언했다. 이번 행사에서 전용 블록체인 메인넷 ‘스테이블 원(STABLE ONE)’도 첫 공개했다. 주요 가상자산 해킹 사고와 위믹스 상장폐지라는 전례 없는 위기를 겪은 위메이드가 대대적 R&D와 조직 개편을 거쳐 내놓은 새 전략이란 점에서 주목된다.

스테이블 원의 핵심 기술은 이더리움과 100% 호환성을 유지하면서 금융기관 등 사업자가 자체적으로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수 있다는 데 있다. 기존 이더리움 네트워크의 기술 구조를 기반으로, 초당 3000건 이상의 트랜잭션 처리 속도를 제공한다. 거래수수료를 스테이블코인으로 직접 지불하는 ‘네이티브 수수료’, 법인 대상 전용 처리 공간 제공 등 운영 효율성도 확보했다. 현장에서 위메이드는 실제로 테스트용 ‘KRC1’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고 결제 과정을 시연해 기술 완성도를 입증했다.
시장 활용도 측면에서, 스테이블 원은 은행 연계 결제 서비스, 가상자산 결제 가맹점, 기업 자체 금융 서비스 등 금융권과 다양한 IT 기업을 포함한 B2B, B2C 시장에 적용 가능하다. 기업이나 사용자가 개별 시스템 개편 없이 기존 서비스를 이전할 수 있다는 점은 실효성에서 차별점을 보인다. 최근 위믹스의 재상장폐지와 해킹 논란을 겪으며 투명성과 신뢰성이 강화된 구조라는 점도 강조된다.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시장은 현재 98% 이상이 달러화 기반으로 편중돼 있다. 미국, 싱가포르, 유럽 등 주요국의 달러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선도하는 가운데, 원화 기반 블록체인 인프라의 의미는 국내와 동아시아 금융권의 디지털 혁신 측면에서 더욱 주목된다. 중국, 일본의 엔화·위안화 스테이블코인 시장 진입 시도와도 비교된다.
정책·규제 관점에서는 금융당국의 가상자산 사업자 감독, 데이터보호 및 자금세탁방지(AML) 기준이 중요한 진입장벽이다. 위메이드는 “컨소시엄 체인” 운영 방식을 택해 은행 등 규제 기관이 직접 노드 운영에 참여할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한다고 밝혔다. 오는 10월 전체 소스코드 오픈 후 11월 테스트넷, 내년 1분기 정식 출시에 앞서 규제기관과 실무 논의를 병행하는 것이 특징이다.
한편 블록체인 사업의 위기 속에서도, 위메이드는 올해 7120억원 규모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하는 등 본업인 게임 사업 강화와 재무구조 개선이 병행되고 있다. ‘미르’ IP 기반 신작 게임 출시와 중국 시장 진출, 다수 글로벌 프로젝트로 중장기 성장세도 이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국내 기업이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는 점에서 산업적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금융과 IT·블록체인 간 융합 플랫폼 구축이 디지털경제 경쟁의 본령이 되는 흐름”이라고 해석했다. 산업계는 프로젝트 스테이블 원이 실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