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르시니아도 부작용 우려”…건강기능식품 안전관리 강화되나
가르시니아캄보지아 추출물 등 건강기능식품이 식품 안전 패러다임의 경계에 서 있다. 최근 해당 성분이 함유된 제품을 섭취한 후 급성간염 등 심각한 이상사례가 연달아 보고된 가운데,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인과관계를 명확히 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는 이번 조치를 건강기능식품 관리체계 강화의 분기점이 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지난 23일 식약처는 올해 가르시니아캄보지아 추출물 함유 건강기능식품 섭취와 관련한 이상사례 신고 총 47건 중, 네추럴웨이가 제조·대웅제약이 유통한 ‘가르시니아’ 제품에서만 인과관계 가능성이 ‘매우 높음’(5등급)으로 판정돼 전량 회수 조치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조사 과정에서는 발생 경위, 병용제품, 환자 진료기록뿐만 아니라 제조공정과 품질에 대한 수거검사까지 이뤄졌으며, 기존 이상사례 평가 기준상 가장 높은 수준으로 인과관계가 인정됐다.

가르시니아캄보지아 추출물은 탄수화물의 지방 합성 억제 효과로 체지방 감소에 도움을 주는 기능성 원료다. 두 건의 급성간염 사례는 지난달 25일과 27일 발생해 시기와 증상 모두 유사한 패턴을 보였다. 식약처는 이 제품이 다른 가능한 원인에 의한 위험보다는 제품 자체에 문제가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등급 판정 5은 ‘인과관계 가능성 매우 높음 및 즉시 알릴 필요가 있음’을 의미해, 즉각적인 정보공개와 유통제품 회수 명령에 따라 조치가 진행됐다.
주요 기술적 이슈는 이상사례 인과관계 판정 방식에 있다. 심의위원회는 안전성 정보, 전문가 자문, 진료기록 등 다각도의 자료를 종합해 사례와 제품간의 관계 정도를 판단한다. 이번 사례처럼 짧은 기간 내 동일 제품에서 다수의 동일 질환이 확인된 점이 결정적 근거가 됐다. 앞서 제품 수거검사에서는 기준 부적합 항목이 검출되지 않은 만큼, 과학적 재조사 필요성도 제시됐다.
시장 측면에선 건강기능식품이 ‘고시형 원료’로 제도권 내 안전 심사를 거쳤음에도, 부작용 사례가 현실적 위협이 됐다는 점이 부각된다. 대웅제약은 원료와 완제품 품질 검사에서 문제는 없었다고 밝혔으나, 선제적으로 전량 회수 조치했다. 업계는 “동일 성분을 쓰는 타제품까지 포함해 공정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글로벌 비교에서도 건강기능식품의 안전성 이슈는 점차 주요 쟁점으로 대두되는 분위기다. 미국이나 유럽에서도 규제기관이 기능성 원료별로 최신 부작용 데이터와 임상결과를 수집해 기준을 정비하고 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식약처도 가르시니아캄보지아 등 특정 기능성 원료의 이상사례 데이터를 국내외에서 추가로 수집, 심층 연구에 착수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허가제 만으론 예측 어려운 사례가 계속 나올 수 있어 과학적 관리 기준 보완이 시급하다”고 전했다.
건강기능식품의 산업적 파급력을 감안할 때, 안전관리 강화와 과학적 기준 재정립이 앞으로 시장 신뢰 회복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산업계는 이번 조치가 실질적 관리 체계 개선으로 이어질지 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