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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분석으로 판독 시간 단축”…한림대의료원, 통합 디지털 병리 구축

신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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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기반 디지털 병리 기술이 의료 현장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의료진이 현미경으로 직접 슬라이드를 관찰하던 전통적 방식은 고해상도 스캐너와 인공지능을 활용한 통합 시스템으로 대체되는 중이다. 한림대학교의료원은 국내 최초로 산하 4개 병원이 디지털 병리 이미지를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협진할 수 있는 ‘의료원 통합 디지털 병리 시스템’을 구축했다. 업계는 이번 운영을 디지털 헬스케어 혁신경쟁의 분기점으로 평가하고 있다.

 

한림대학교의료원이 도입한 ‘의료원 통합 디지털 병리 시스템’은 슬라이드 이미지를 디지털화해 병원 정보 시스템(LIS) 및 이미지 관리 솔루션과 연동하는 플랫폼이다. AI 기반 형태계측 검사 소프트웨어도 포함돼, 조직 세포 진단의 정확성 및 효율성을 함께 높인다. 기존에는 각각의 병원이 현미경과 슬라이드에 의존했다면, 이번 시스템을 통해 산하 병원 간 병리 이미지를 즉시 공유하고, 원격 협진과 판독 컨설팅이 가능해졌다.

디지털 병리의 핵심은 의료진이 시간·장소 제약 없이 판독이 가능하다는 점과, AI 분석 도구를 접목해 병리 진단 정확도를 높인다는 데 있다. 데이터의 장기보관과 검색, 교육 자료 활용도 한층 용이해진다. 실제로 한림대의료원이 도입한 시스템 덕분에 병리과 업무 효율화, 진단 시간 단축, 슬라이드 변색·파손 방지 등 다방면에서 실질적 업무 개선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환자 입장에서는 빠르고 정확한 진단, 이동 없는 원격 판독 서비스, 병리 기록의 장기적 관리까지 가능해졌다.

 

특히 이번 기술은 기존 현미경 기반 판독 방식의 한계를 극복했다. 디지털 이미지와 AI 판독 소프트웨어를 결합해 의료진 간 협진 및 외부 자문의 연결성도 높아진 점이 특징이다. 미국, 유럽 등은 이미 디지털 병리·AI 판독 기술이 실전 의료에 폭넓게 적용되고 있어 국내의 시스템 전환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환자 데이터의 장기 보관 및 AI 진단의 신뢰성, 개인정보 보호 등 기술 활용에 동반되는 윤리적·제도적 이슈도 제기된다. 현재 식약처는 AI 기반 병리 진단 소프트웨어의 의료기기 인증과 데이터보호 심사를 강화하는 한편, 디지털 병리의 임상 활용 가이드라인 마련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김용선 한림대학교의료원장은 “AI 분석을 결합한 디지털 병리 도입은 의료진의 판독 정확성을 높이고 환자 맞춤형 의료서비스의 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것”이라며, “지속적인 디지털 혁신으로 미래 의료 생태계를 선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의료계는 이번 사례가 실제 임상에서 디지털 병리와 AI 진단의 실효성을 입증할지 주목하고 있다. 기술과 윤리, 제도적 장치가 조화를 이루는 것이 국내 디지털 병리 산업의 지속 성장에 핵심이 되고 있다.

신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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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림대학교의료원#디지털병리#ai병리진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