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강 안 열고 종양 제거”…가톨릭대, 단일공 로봇수술 임상 효능 입증
복강을 절개하지 않고도 신장종양을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단일공 로봇수술’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임상적으로 우수함이 입증됐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비뇨의학과 홍성후·방석환 교수팀은 최근 신장종양 환자 125명을 대상으로 기존 ‘다공 로봇수술’과 ‘단일공 로봇수술’을 직접 비교한 결과 수술 시간과 회복 속도가 단축되면서, 수술 효과 역시 동등하거나 더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업계와 임상 현장은 이번 연구를 ‘국내 로봇수술 전략 전환’의 신호탄으로 해석하고 있다.
연구팀이 2021년 9월부터 2023년 3월까지 시행한 이번 임상연구는 후복막 경로를 통한 단일공 로봇 부분신절제술의 성능을 객관적으로 평가했다. 서울성모병원에서 로봇수술을 받은 신장종양 환자 중 81명은 다공로봇, 44명은 단일공로봇을 적용받았다. 단일공 로봇수술은 신장기능 보존의 핵심 지표인 온허혈시간이 평균 13.8분(±4.6)으로, 다공군 17.2분(±6.6)보다 통계적으로 유의하게(3.4분·약 19.8%) 짧았다(p=0.007). 수술 소요 시간 역시 단일공군이 평균 8.3분 더 짧게 나타나 수술 효율성 측면에서 이점을 보였다. 출혈, 통증, 입원 기간 등 부수적 의료지표 전반에서도 동등 내지 우수한 성과가 확인됐다.

단일공 로봇수술의 기술적 차별성은 좁은 후복막 공간에서의 조작성 향상에서 찾을 수 있다. 다공 로봇은 여러 포트 간 간섭과 공간 제약으로 인한 수술 작업 난이도가 높았으나, 단일공 로봇은 보다 유연한 조작 가능성으로 미세한 종양 절제에 유리하다. 전문가들은 특히 미용적 결과, 빠른 회복을 원하는 젊은 여성 및 활동성이 높은 환자에 적합한 기술로 전망하고 있다.
단일공 로봇수술은 국내외에서도 아직 도입 초기 단계지만, 미국·일본을 중심으로 관련 임상 데이터가 점차 축적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기존 다공 로봇기술과의 기술 격차를 체감할 만한 임상 지표가 명확해지면서 글로벌 수술 트렌드 변화도 예상된다.
다만 식약처 등 규제기관의 사전 안전성 심사, 보험 급여 적용 범위 확장 등 제도적 장벽은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 장비 단가, 의료진 훈련 등도 산업계 확산의 숙제로 남아있다. 빠른 회복, 통증 감소 등 의료 빅데이터 기반의 추가 근거 확보가 차세대 치료 표준화를 뒷받침할 전망이다.
홍성후 교수는 “이번 연구는 단일공 로봇수술이 고난도 신장종양까지 적용 가능한 임상 효과와 실용성을 보여줬다”며 “향후에는 환자군과 기술의 확장이 신장종양 수술 패러다임 변화를 이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계는 이번 연구 결과가 단일공 로봇수술의 임상 표준화와 실제 시장 안착으로 이어질지에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