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약이 우울증 치료 경쟁 바꾼다”…와이브레인, 마인드스팀 비급여 사용 2년 연장
경두개직류자극기(tDCS)를 활용한 우울증 전자약이 국내 의료 현장의 새로운 치료 대안으로 자리잡고 있다. 멘탈헬스 전자약 플랫폼기업 와이브레인이 개발한 처방용 우울증 전자약 ‘마인드스팀’이 한국보건의료연구원에서 2년간 비급여 처방이 가능한 신의료기술 유예 연장 대상으로 결정됐다. 이번 결정은 우울증 치료에서 비약물적 접근 방식의 실효성과 산업적 파급력이 재조명되는 계기로 평가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연장 승인이 국내 전자약 시장 활성화의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와이브레인은 지난 13일 보건복지부가 주관한 제5차 신의료기술평가위원회에서 마인드스팀의 임상적 활용도, 근거창출 역량 등이 기준에 부합해 신의료기술 유예 연장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신의료기술 평가제도는 의료 현장에 도입되는 새로운 기술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증해 국민 건강과 의료재정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운영되고 있다. 마인드스팀은 2021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시판 허가를 받은 이후, 2022년 신의료기술 유예 선정에 이어 이번에 2년 추가 처방 허가를 확보하게 됐다.

이 제품은 tDCS(경두개직류자극술)라는 미세 전류 기술을 기반으로 전두엽의 뇌 기능 저하를 정상화해 우울증 증상 완화를 돕는다. 특히 뇌에 자극을 주는 포인트별 맞춤형 방식으로, 약물치료에 어려움을 겪는 환자나 임산부 등 기존 치료 사각지대에서 실효성을 인정받고 있다. 기존 약물 기반 치료와 달리, 마인드스팀은 재택에서 이용할 수 있는 국내 최초 우울증 전자약이라는 점이 차별점으로 꼽힌다.
마인드스팀은 현재 국내 13개 상급종합병원 등 156개 병의원에 도입돼 있으며, 누적 처방 건수가 18만 건에 달할 정도로 빠르게 임상 적용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환자 입장에서는 병원 방문 부담이 줄고, 장기간 지속 치료에도 접근성이 크게 개선된 것이 강점이다.
미국 등 해외에서는 이미 비약물성 전자약 기술을 우울증 및 신경정신질환 치료 분야에 적용 중이지만, 국내에서는 마인드스팀이 식약처 허가와 신의료기술 유예를 잇달아 통과하며 앞서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특히 약물 부작용 우려가 있는 임산부, 고연령층 환자 등에서 맞춤형 전자약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언급한다.
정부 차원에서는 신의료기술 유예 제도 등이 혁신 의료기술의 시장 진입 장벽을 낮추는데 기여하고 있다. 의료기기와 신기술의 효과성이 향후 데이터로 입증되면 급여화 논의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장기 임상 결과, 데이터 누적, 윤리적 관리체계 강화 등 보완 과제도 남아 있다.
일산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민경 교수는 “약물치료가 제한적인 우울증 환자들에게 마인드스팀 같은 전자약이 가치 있는 새로운 치료 옵션이 되고 있다”며 “이번 유예 연장으로 치료 접근성이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업계는 이번 신의료기술 유예 연장 결정으로 전자약 시장이 본격적으로 확대될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