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중익기탕, 면역항암제 효과 배가”…한의학硏·충남대가 과학적 검증
보중익기탕이 면역세포 간 신호 전달 조절과 면역 환경 균형 회복을 통해 면역항암제의 치료 효과를 증진할 수 있다는 연구가 나왔다. 이 처방은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아시아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돼 온 한약으로, 알레르기 질환부터 암 등 면역조절 장애와 연관된 다양한 질환에 적용돼 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전통 한약의 복합물이 현대 항암치료와의 병용 가능성을 확대한 데 의미가 있다. 업계는 최근 발표를 통합 암치료 내 한약의 과학적 근거를 보강하는 ‘융합 치료 경쟁’의 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한국한의학연구원 한의약융합연구부 정미경 박사팀과 충남대학교 약학대학 박상민 교수팀은 30일, 한약 처방 보중익기탕이 면역세포 상호작용 경로를 조절하는 작용기전을 시스템 생물학적으로 규명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인삼, 황기, 백출, 감초 등 대표 약재와 보중익기탕 전체 추출물을 면역체계 주요 담당 세포인 T세포, NK세포, B세포, 대식세포, 수지상세포에 처리한 후, RNA 전사체(Transcriptome) 해석 기술을 적용했다. 그 결과, CXCL9, CXCL10, IL-1β, IL-6, TNF-α 등 종양면역 핵심 사이토카인(cytokine)의 발현량이 평균 3.7배 증가해 T세포 분화, 인터페론 반응 등 주요 면역 반응 경로가 활성화되는 것이 밝혀졌다.

특히 본 연구는 단일 면역세포의 변화를 넘어, 면역세포 네트워크 전체의 상호작용과 그 균형적 활성화에 집중했다. 기존 바이오의약품이 표적 세포만을 선택적으로 자극하던 방식과 달리, 보중익기탕은 면역시스템 내부 전체의 소통 경로를 조절하는 다성분 원리(Multicomponent Principle)가 과학적으로 증명됐다. 연구팀은 대규모 전사체와 세포 네트워크 데이터 통합 분석으로 한약 복합처방이 전신의 면역 균형에 어떻게 기여하는지, 최초로 입증했다고 강조했다.
보중익기탕은 중국, 일본 등에서도 면역강화 목적으로 널리 쓰여왔으며, 글로벌 시장에서는 한의약 성분의 병용 혹은 대체 치료제 연구가 확대되는 추세다. 미국 NIH, 일본 국립암센터 등도 습관성 면역저하 환자군을 대상으로 한 전통약 기반 병용 연구를 진행 중이다. 전문가들은 한-양방 융합병용 임상시험이 본격화되면서, 면역항암치료 패러다임 재편이 현실화될 수 있다고 진단한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바이오메디슨&파마코테라피’ 7월호에 게재됐으며, 한의학연구원 등은 향후 식약처 기준 통과와 임상 데이터 보강에 주력할 예정이다. 한편, 전통의학의 다성분 복합 효과에 대한 데이터 과학적 분석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기존 단일 타깃 의약품 평가체계의 보완 필요성도 제기된다.
한의학연구원 관계자는 “보중익기탕은 면역 불균형 조절을 넘어 항암제의 효능 증진 가능성을 시사하는 잠재적 치료제”라며 “향후 임상 결과에 따라, 통합 암치료 시장에서 한약 기반 치료제의 위상이 바뀔 수 있다”고 전망했다. 산업계는 이번 기술이 실제 통합치료 현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