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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살머리고지 승리를 이끈 영웅”…프랑스 육군 가브릴로프 상사, 7월의 6·25 전쟁영웅 선정
정치

“화살머리고지 승리를 이끈 영웅”…프랑스 육군 가브릴로프 상사, 7월의 6·25 전쟁영웅 선정

강민혁 기자
입력

프랑스 육군 소속이던 롤랑 가브릴로프 상사가 ‘2025년 7월 이달의 6·25 전쟁영웅’으로 선정됐다. 국가보훈부는 30일 가브릴로프 상사를 7월 전쟁영웅으로 기린다고 밝혔다. 그는 6·25 전쟁 당시 미 제2사단에 배속된 유엔 프랑스대대 공병소대장으로 참전했다.

 

가브릴로프 상사는 1926년 프랑스 암네빌르에서 태어나 제2차 세계대전 막바지인 1944년 12월 프랑스 육군에 입대한 뒤, 인도차이나 전쟁에서 다수의 무공훈장을 수여받았다. 1951년 3월 6·25 전쟁에 파병을 자원했고, 1952년 1월 25일 프랑스대대 소속 공병소대장으로 강원도 철원 일대 화살머리고지 방어 임무를 맡았다.

1952년 10월, 중공군의 대규모 공격이 예상되자 프랑스대대는 공병소대를 고지 좌측 전초진지에 배치했다. 해당 진지는 10월 6일 밤, 집중 포격과 함께 각종 병력 공격에 직면했다. 가브릴로프 상사와 소대원들은 기관총과 수류탄으로 항전했으나, 적의 수적 열세에 밀려 진지 내부 백병전에 돌입했다.

 

전투 상황은 극도로 참혹했다. 당시 프랑스대대장의 무전 명령에 대해 그는 “걱정하지 마십시오, 대대장님. 버텨낼 것입니다”라는 의미심장한 통신을 남기고 장렬히 전사했다. 이 전투로 공병소대원 20명이 산화했다. 그러나 이들의 결사 항전 덕분에 프랑스대대는 사흘 간 포위를 버틴 끝에 고지를 사수할 수 있었다.

 

프랑스 정부는 그의 희생과 용맹을 기려 계급을 중사에서 상사로 특진시키고, 프랑스 최고 훈장인 레지옹 도뇌르를 추서했다. 현재 가브릴로프 상사의 고향 암네빌르에는 ‘롤랑 가브릴로프 상사 길’이 조성돼 투혼과 헌신을 기리고 있다.

 

한국전쟁 참전국과 함께한 영웅의 업적은 한불 양국 우호 증진에도 상징적 의미를 더한다. 국가보훈부 관계자는 “자유와 평화 수호를 위한 국제 협력의 중요성을 되새길 기회”라고 전했다. 정부는 앞으로도 6·25 전쟁의 해외 참전국 영웅들을 지속적으로 조명할 계획이다.

강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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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브릴로프상사#화살머리고지#프랑스육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