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타 고전”…홍진주, 한국여자오픈 복귀전→시니어 스타의 도전
첫 샷은 다소 조심스러웠다. 팬들의 눈길이 쏠린 가운데, 홍진주는 특유의 침착함으로 경기장에 섰다. 초여름 햇살 아래, 프로 20년차의 자존심과 도전이 교차하는 순간이었다.
충북 음성군 레인보우힐스 컨트리클럽에서 2024년 6월 12일 열린 DB그룹 제39회 한국여자오픈 1라운드에서 홍진주는 12오버파 84타로 복귀 무대를 치렀다. 오랜만에 정규 대회 무대에 선 홍진주는, 챔피언스투어 최정상을 굳히며 다시 한 번 후배 선수들과 겨루는 도전을 택했다.

그 길은 쉽지 않았다. 1라운드 내내 코스 적응에 애를 먹던 홍진주는 버디 1개, 보기 7개, 트리플보기 2개라는 기록으로 힘겨운 하루를 보냈다. 네 차례 볼을 잃으며 고개를 떨궈야 했고, 후반 라운드로 갈수록 샷과 퍼트 모두 흔들리는 모습이 이어졌다.
경기를 마친 뒤 홍진주는 “이렇게 못 칠 줄은 몰랐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하지만 곧 “대회 출전에 후회는 없다. 이런 세팅에서 후배들과 경기할 기회는 흔치 않다”며 도전의 의미를 되새겼다. 이어 “직업 골프 선수로서 언제든 다시 도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챔피언스투어와는 전혀 다른 긴장감을 안긴 이번 대회에서 홍진주는 “내 경기력이 얼마나 후퇴했는지 절감했다. 더 노력하는 선수가 되겠다”며 자신을 채찍질했다. 해외 투어 후 국내 복귀를 준비하는 후배들을 위한 솔직한 조언도 남겼다. “잠깐 창피함을 참고 시드전을 치르라”는 선배다운 당부였다.
30도를 넘나드는 더위에도, 경기를 마치고 연습장을 찾은 홍진주는 “내일은 꼭 70대 타수를 기록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자신의 고전을 누구보다 묵묵히 받아들이며, 다시 도전을 이어갈 각오를 내비쳤다.
경기장을 찾은 팬들은 박수와 응원으로 시니어 골퍼의 용기를 지켜봤다. 홍진주가 2라운드에서 반전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시니어 스타의 저력이 한국여자오픈에서 또 한 번 증명될지 이목이 쏠린다. 한편 2024 DB그룹 제39회 한국여자오픈은 6월 13일부터 주요 케이블 스포츠 채널을 통해 연속 중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