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바이오

“T데이로 생활 밀착 플랫폼 강화”…SK텔레콤, 구독·멤버십 락인 전략 가속

송우진 기자
입력

통신사가 멤버십과 구독을 결합한 생활 플랫폼 경쟁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텔레콤이 대형 커피 브랜드와 테마파크, 외식 프랜차이즈를 묶은 연말 T 멤버십 고객 감사제를 내놓으면서, 통신요금 중심이던 가입자 관계를 일상 소비 데이터 축적의 관문으로 전환하려는 전략이 뚜렷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프로모션을 5G 이후 가입자 락인 경쟁의 연장선이자, 향후 구독형 서비스 고도화를 위한 선제적 수요 확보로 보고 있다.

 

SK텔레콤은 12월 첫 번째 T 멤버십 고객 감사제를 파스쿠찌 최대 50퍼센트 할인 혜택으로 시작한다고 밝혔다. 파스쿠찌 할인은 12월 1일부터 10일까지 진행되며, 음료와 케이크 등 전 제품에 적용된다. 1인당 최대 1만원까지 할인받을 수 있는 구조다. 이번 행사는 올해 8월부터 이어진 5개월간의 대규모 할인 릴레이의 마지막 차수로, 제휴 커머스와의 공동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SK텔레콤이 공개한 수치에 따르면, 대형 할인 행사가 진행된 기간 제휴사들의 매출은 평시 대비 약 60퍼센트에서 최대 190퍼센트까지 증가했다. 매장 방문과 모바일 주문이 동시에 늘어나면서, 통신사가 보유한 대규모 이용자 기반이 오프라인·O2O 가맹점에 실질적인 매출 상승으로 연결된 사례로 해석된다. 특히 이번 고객 감사제는 요금 할인 위주의 과거 멤버십과 달리 외식, 엔터테인먼트, 배달 시장을 아우르는 형태로 설계돼,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경쟁 구도의 한 축을 보여준다.

 

12월 T day 구성에서도 데이터 기반 맞춤 전략이 드러난다. SK텔레콤은 사전 온라인 투표를 통해 50만명 이상 고객이 선정한 희망 제휴사 6곳을 뽑았고, 그 결과 스타벅스 위크가 1위에 올랐다. 스타벅스 위크 기간에는 아메리카노 1잔 무료, 텀블러 20퍼센트 할인, 제조 음료 사이즈업, 일부 라떼 상품 1플러스1 등 5종 쿠폰이 총 160만명에게 제공된다. 고객 선택 데이터를 기반으로 프로모션 구성을 최적화하는 방식으로, 통신사는 이용 패턴과 선호 브랜드 정보를 추가로 축적하게 된다.

 

12월 8일부터 12일까지는 T day 위크 행사와 별도로 실시간 당첨 확인이 가능한 경품형 이벤트도 병행된다. 도미노피자 방문 포장 50퍼센트, 버거킹 와퍼 50퍼센트 할인, 뚜레쥬르 구매 금액 1000원당 300원 할인, CGV 영화 티켓과 팝콘 할인 등 다수 제휴가 동시다발적으로 열린다. 특정 요일에 집중됐던 과거 멤버십 혜택과 달리, 주간 단위로 반복 노출을 늘려 앱 방문 빈도를 끌어올리려는 의도가 읽힌다.

 

배달 플랫폼과 결합한 구조도 눈에 띈다. SK텔레콤은 쿠팡이츠와 연계해 치킨 카테고리 중심의 배달 할인까지 제공한다. 쿠팡이츠 앱으로 주문 시 7000원 할인, T 우주패스 100 구독 고객은 8000원 할인을 적용받는다. 통신사 멤버십과 유료 구독 서비스인 우주패스를 동시에 연동해, 단발성 쿠폰 이용자를 장기 구독 고객으로 전환하려는 구독 경제 모델이 반영돼 있다.

 

연말 나들이와 오프라인 체험 수요를 겨냥한 혜택도 구성됐다. T 멤버십 회원은 12월 15일부터 25일까지 롯데월드 어드벤처 서울 종합이용권을 본인 50퍼센트, 동반 최대 3인까지 30퍼센트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서울 세종미술관에서 열리는 르네상스에서 인상주의까지 전시는 입장료 20퍼센트 할인 혜택이 제공되며, 전시는 내년 2월 종료 시점까지 멤버십 할인을 유지한다. 오프라인 문화 소비를 결합함으로써 데이터 중심 비대면 서비스에 치우친 기존 ICT 기업 프로모션의 균형을 맞추는 행보로 볼 수 있다.

 

외식과 지역 상권 연결도 포함됐다. 패밀리 레스토랑 브랜드 빕스는 12월 1일부터 5일까지 최대 6만원 한도 내에서 40퍼센트 할인 이벤트를 진행한다. 지역 특화 먹거리를 모은 플랫폼 식후경에서는 12월 31일까지 약 52개 인기 로컬 브랜드 상품을 최대 48퍼센트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통신사가 전국 단위 고객 풀을 활용해 지방 소상공인의 온라인 판매를 지원하는 형태로, 향후 위치 기반 데이터와 결합한 지역 상권 분석 서비스로 확장될 여지도 있다.

 

통신 업계에서는 이번 T 멤버십 고객 감사제를 단순한 연말 이벤트가 아닌, 구독 기반 수익 다각화 전략의 연장선으로 보고 있다. 통신 3사가 모두 요금제 중심에서 멤버십, OTT, 클라우드 게임, 금융 제휴 등으로 사업축을 넓히는 가운데, 생활 밀착형 할인과 구독 패키지는 가입자 이탈을 줄이고 장기 고객 가치를 높이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특히 SK텔레콤은 T 멤버십과 우주패스를 축으로, 외부 제휴 데이터를 통합해 고객 행동 분석 정밀도를 높이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다만 과도한 할인 경쟁이 제휴사 마진 압박과 소비자 할인 피로감을 동시에 높일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멤버십 혜택이 실질적인 생활비 절감으로 이어지려면, 일시적 프로모션보다 장기적인 혜택 구조 설계와 데이터 활용에 대한 투명한 안내가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용자가 어떤 데이터가 어떻게 수집되고, 어떤 제휴사 마케팅에 활용되는지 명확히 알 수 있어야 구독 플랫폼에 대한 신뢰가 유지될 수 있어서다.

 

윤재웅 SK텔레콤 Product and Brand 본부장은 고객 목소리를 반영한 이벤트와 대규모 혜택으로 올해 감사의 뜻을 전하겠다고 밝히며, 내년에도 고객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T 멤버십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통신과 유통, 문화 소비가 교차하는 생활 플랫폼 경쟁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산업계는 SK텔레콤의 멤버십 전략이 실제 고객 락인과 데이터 기반 신규 사업으로 얼마나 이어질지 주시하고 있다.

송우진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sk텔레콤#t멤버십#t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