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북한-베트남, 정상외교로 협력 확대”…호찌민 반신상 제막·3개 분야 합의문 체결

장서준 기자
입력

북-베트남 외교가 한층 밀착되고 있다. 노동당 창건 80주년 행사와 함께 북한 주재 베트남 대사관에 호찌민 주석 반신상이 건립되며 양국의 우호가 재확인되는 모습이다. 외교, 국방, 보건 등 분야에서 합의문도 체결되자 국제사회가 그 함의에 주목한다.

 

조선중앙통신은 10월 11일 호찌민 주석 반신상 제막식이 전날 북한 평양에서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제막식은 더 럼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이 참석한 가운데 이뤄졌으며, 올해는 호찌민 주석 탄생 135주년이자 북-베트남 수교 75주년이라는 상징적 해이기도 하다. 럼 서기장은 "두 나라 사이의 전통적인 친선협조관계를 더욱 강화발전시켜나갈 의지"를 공식 표명했다.

북한 측에서는 조용원 노동당 비서가 나서 "조선-베트남 친선관계의 튼튼한 초석을 마련한 호찌민 주석에게 숭고한 경의를 표한다"며 양국 교류 전통 계승 의지를 드러냈다. 행사장에 설치된 반신상에는 호찌민 주석의 약력과 업적이 한글과 베트남어로 새겨졌다. 제막은 테이프 커팅과 묵상 절차 등으로 엄숙하게 진행됐다.

 

이날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양국은 외무·국방·보건 등 다양한 분야의 상호협조 합의문 조인식도 가졌다. 북측에서는 최선희 외무상, 노광철 국방상이, 베트남에서는 럼 서기장을 수행한 판 반 장 국방부 장관과 레 호아이 쭝 외무장관 대리가 참가했다. 다만 국방 협력의 구체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향후 유엔 대북제재 위반 소지가 크다는 외교가의 우려도 제기됐다.

 

이번 방북 기간, 럼 서기장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에서 경제협력 확대, 경제혁신과 관리 정책, 사회경제 발전에 관한 베트남의 경험 공유 의지를 밝혔다. 문화, 스포츠, 교육, 정보통신 등 잠재력 높은 부문의 교류 확장과 양국 국민 상호이해 증진을 위한 공동 라디오·TV 프로그램 제작 구상도 공개했다. 김 위원장 역시 이에 동의하며 당 기관, 외교부, 각 부처, 지방정부 차원의 구체적 이행 조치 마련을 촉구했다.

 

럼 서기장은 또 김일성 주석 생가인 만경대와 주체음악예술발전관, 북-베트남 친선 유치원 등도 방문해 양국 관계 심화 의지를 강조했다. 한편 같은 행사에 맞춰 수기오노 인도네시아 외교장관 일행도 10일 평양에 도착했다. 인도네시아 외교장관의 방북은 2013년 이후 12년만의 일이다.

 

북-베트남 간 합의와 외국 고위급 인사 방문으로 대외관계 다변화 움직임이 뚜렷해진 가운데, 정부는 북핵·미사일 대응과 함께 해당 합의의 국제법적 성격을 면밀히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장서준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북한#베트남#호찌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