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을 산탄총으로 살해”…인천 송도 총격 사건의 망상 범죄
지난 20일 인천 연수구 송도동 한 아파트에서 60대 남성 A씨가 아들을 사제 총기로 살해한 사건을 두고 경찰은 피의자의 망상이 범행의 결정적 요인이라고 판단했다. 경찰 발표에 따르면, A씨는 아들의 집에서 산탄을 발사해 아들을 숨지게 한 혐의(살인 등)로 구속·기소된 상태다.
29일 인천경찰청은 “피해자 측은 같은 가족이라고 생각하고 잘해 줬으나 피의자는 오히려 가족들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했다”며 “수사 결과, 다른 가족들에게 책임이 있다고 볼 근거는 없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피의자가 ‘다른 가족들이 자신을 소외시킨다’는 망상에 사로잡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5년 전 이혼한 전 아내는 명절이나 생일 등 주요한 날마다 연락을 이어왔고, 매달 생활비를 비롯해 대학원 등록금, 공과금 등 꾸준한 경제적 지원도 이뤄졌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외견상 특별한 갈등이나 불화는 없었다”며 “피의자가 장기간 심리적 고립과 자존감 상실 상태에 빠져 있었고, 지난해 8월부터 범행을 계획해 온 것으로 파악된다”고 전했다. 범행 당시 A씨는 현장에 있던 며느리, 손주 2명, 며느리의 지인 등 4명을 모두 살해하려 한 것으로 드러났다.
아울러, 경찰은 A씨의 서울 도봉구 자택에서 시너, 페트병, 세제통 등 인화성 물질 15개와 점화 장치를 발견했다며 “살인 이튿날인 21일 정오에 발화 타이머가 맞춰져 있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경찰은 사제폭발물 설치와 관련된 추가 혐의 적용 여부도 검토 중이다.
이번 사건은 지원이 이어지는 환경에서도 심리적 고립과 망상이 중대한 범죄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심리적 위기 고위험군에 대한 사회안전망 강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경찰과 관계 당국은 정확한 범행 경위와 추가 혐의에 대한 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