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든 물어보살 68세 사연자, 45년 전 익명 통화→잊지 못한 이름…결국 영상 편지로 눈물”
화창하게 열린 ‘무엇이든 물어보살’의 한편에서는 68세 사연자가 군 복무 시절 우연히 겪은 전화 교환원 여성과의 만남을 조심스럽게 꺼냈다. 얼굴 한 번 보지 못한 채 시작된 통화에서부터 문학과 시를 나누던 시간, 두근거림과 용기가 뒤섞인 첫 만남의 기억까지 오랜 세월을 넘어선 서사가 펼쳐졌다. 사연자는 1980년대 장교 관사에서 울려 퍼지던 벨 소리와, 양구 남면우체국의 한 여성의 차분한 목소리가 자신에게 남긴 깊은 흔적을 곱씹으며 차분히 이야기를 풀어냈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1시간이 넘게 이어지던 통화, 서로의 얼굴조차 모르는 상태에서 오갔던 말들, 그리고 군 복무 중임에도 용기를 내 무단 외출을 감행했던 꾸밈없는 첫 만남이 사연자의 입에서 차분히 전해졌다. 어둑한 밤, 우체국 앞에서 커진 기대와 조심스러움, 키를 맞춰보자던 한순간의 기억이 오랜 여운으로 남았다고 그는 털어놨다.

서로의 삶은 달라지면서도 문득문득 떠올랐던 인연이었다. 통화에서 만남으로 넘어갔던 용기 뒤엔 현실의 무게가 있었다. 적은 월급에 모든 비용을 부담하는 여성 앞에서 사연자는 미안함에 두 번째 만남을 회피했고, 파견근무가 끝나며 멀어진 연락선은 차츰 희미해졌다. 여성은 낯선 군부대로 전화를 걸어오기도 했으나, 결국 두 사람의 인연은 자연스레 끊겼다. 긴 세월 동안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며, 언젠가 꼭 한 번이라도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는 마음이 이제야 터져 나왔다.
정년퇴직 후 문득 지난날을 떠올린 사연자는, 카메라를 바라보며 “꼭 한 번 뵙고 싶다. 남편분과도 함께 식사하며 지난 시간을 감사로 채우고 싶다”고 진정성 어린 영상 편지를 남겼다. 이야기를 들은 서장훈은 “여성분께서 섭섭할 수도 있겠지만, 꼭 연락이 닿길 바란다”고 당부했고, 이수근도 “오랜 시간을 돌고 돌아 찾아온 용기에 응원과 격려를 보낸다”며 따뜻한 응원을 보탰다.
45년을 품은 잊을 수 없는 이름, 미안함과 그리움이 담긴 진심이 안방에 잔잔한 파동을 일으켰다. 사연자와 전화 교환원 여성, 두 사람을 이어준 그 시절 전화선이 다시 한 번 연결될 수 있을지, 시청자들의 가슴에 오래 남을 순간이었다.
‘무엇이든 물어보살’은 매주 월요일 밤 8시 30분 KBS Joy와 주요 IPTV, KBS 모바일 앱, 온라인 채널 및 포털 사이트에서 시청 가능하다. 지역별 채널 번호는 KBS N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